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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에 찾아온 ‘한포진’, 원인에 맞는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

입력 2024.03.27 16:00
  • 김철윤·생기한의원(부산서면점)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김철윤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김철윤 원장ㅣ출처: 하이닥

겨울이나 환절기와 같이 기온이 낮을 때는 면역력이 쉽게 저하된다. 이때 저하된 면역력으로 인해 피부 장벽이 쉽게 무너지고, 다양한 피부 질환이 찾아올 수 있다. 특히 말초 부위인 손과 발에 자주 나타나는 한포진은 조금만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낮아지기만 하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일정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번 치료를 받기보다는 방치하면서 낫기를 기다리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포진은 1~2mm 정도의 작은 수포가 무리 지어 발생하는 피부 질환이다. 극심한 가려움증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때 환부를 긁어 수포가 터지면 외부로부터 균이 쉽게 침입해 2차 감염이 일어나기도 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 저절로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손과 발가락에 발생했던 크고 작은 수포들이 합쳐지면서 손등이나 발등, 발목 등으로 병변 부위가 점차 넓어지고 염증이 발생하거나 피부가 두꺼워지는 등 만성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포진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손, 발 다한증, 물이나 세제에 장기간 노출되는 의료, 요식업 종사자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데, 한의학적인 관점으로는 피부 면역력과 인체 내부 장기 기능 저하, 혈류 순환장애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포진을 한의학적으로 치료할 때는 저하된 면역력을 개선하고 장기의 부조화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환자별로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한다. 또 외부적으로는 말초신경까지 원활하게 혈액이 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 무너져있던 피부 장벽을 개선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단순히 외부에 나타난 병변만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내부적인 발생 원인과 악화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치료를 진행함으로써 재발과 악화를 방지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행동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가급적 음주와 흡연은 피해야 한다. 또 접촉이 잦은 신체 부위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설거지를 할 때는 고무장갑 속에 면장갑을 덧대어 착용해 손에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치료와 더불어 주 3회 가벼운 운동과 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숙면, 그리고 건강한 식습관을 생활화한다면 한포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철윤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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