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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참다가 속 터지는 ‘화병’…스트레스 관리는 ‘이렇게’

입력 2024.03.25 16:00
  • 안세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다.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계속 쌓아 두는 경우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면서 각종 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이다. 이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병이 바로 ‘화병’이다.

스트레스를 참다 보면 몸에 화가 쌓이면서 화병이 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스트레스를 참다 보면 몸에 화가 쌓이면서 화병이 날 수 있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가슴 답답한 화병, 한국 특유의 참는 문화로 인해 발생
화병은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참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국 특유의 질환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화병이라는 단어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분노를 참다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분노증후군(Anger Syndrom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는 화병이 장기적 정서 장애의 한 종류로 구분되면서 따로 서술되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미국정신의학회가 발간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IV)’에 문화 관련 증후군으로 ‘화병’이 등재되기도 했다.

화병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울증과 발병 기전은 비슷하지만, 화병은 한국 특유의 사회문화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유교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어 수직적인 관계가 중요시되고, 감정을 숨기고 참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한국의 문화가 원인이 되어 발병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문화적 배경 탓에, 과거에는 가부장적인 가정 환경과 사회생활 등으로 인해 중년층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질환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취업난과 세대 격차 등을 겪고 있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화병을 앓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 환자 통계를 살펴보면 2018년에는 4만 5,947명이었던 20~30대 환자가 2022년에는 7만 8,971명으로, 약 71.8%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화병은 단순히 우울감과 분노만 유발하는 것이 아닌,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숨 쉬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짐 △가슴이 갑자기 심하게 뜀 △소화장애 △명치에 무언가 걸린 듯한 느낌 △몸 곳곳의 통증 △두통 △얼굴 화끈거림 등이 있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은 후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화병을 의심하고,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관리가 최고의 치료법

화병은 스트레스로 인한 병인만큼, 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홍인표 원장(닥터홍가정의학과의원)은 “화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해소와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명상과 운동, 취미활동, 사람들과의 만남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며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다. 견과류, 다크초콜릿, 연어 등이 대표적이다. 견과류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견과류는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 코르티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크초콜릿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하고, 연어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코르티솔과 염증성 단백질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필요한 경우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병을 치료할 때는 환자가 스스로 변화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상담치료를 하기도 하고, 분노를 줄이거나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인지행동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을 투여하면 감정 조절 등의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홍인표 원장 (닥터홍가정의학과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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