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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음식만 먹으면 땀이 줄줄, 미각다한증이란?

입력 2018.04.23 18:23
  • 최정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 환자는 날이 따뜻해질수록 마음이 무거워진다. 모든 다한증이 온도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날이 더워지면 땀이 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다한증은 신체에서 땀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증상으로, 손바닥이나 겨드랑이 등 일부 부위에서 땀이 집중적으로 나는 국소적 다한증과 외부 요인이나 질병에 의해 체온이 상승해 전신에서 땀이 나는 전신 다한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때 비정상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미각다한증은 미각성 다한증, 미각성 발한증이라고도 하며, 일반적으로 땀이 얼굴이나 머리에 집중적으로 흐르는 국소적 증상이 나타나지만 경우에 따라 겨드랑이와 등에도 땀이 날 수도 있다.

음식을 먹으며 땀 흘리는 남성음식을 먹으며 땀 흘리는 남성

다른 다한증 증상도 생활에 불편을 주지만, 매일 두세 번 식사를 해야 하는 일상에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땀이 나는 미각다한증은 정상적인 삶에 큰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이닥 흉부외과 상담의사 최진욱 원장은 “다한증은 대부분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기고, 환자의 25%에서 가족력이 있으며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한다. 다한증이 갑자기 생겼다면 갑상선질환을 의심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미각성 다한증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증상이 아니므로 갑상선에 원인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일반적으로 맛을 느끼는 신경이 중추를 자극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치료 방법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미각다한증의 가장 쉬운 대처법으로 '회피 요법’을 꼽는다. 음식 중에서도 미각다한증을 심하게 유발하는 맵거나 뜨거운 음식, 자극적인 맛의 음식 등만 피해도 난감할 정도로 땀을 흘리는 상황은 모면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러한 회피요법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적극적인 치료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신경전달물질을 억제해 땀을 줄이는 약물 치료를 할 수 있다. 최진욱 원장은 “정밀 검진 후 글라이코피롤레이트(glycopyrrolate)라는 약물을 처방할 수 있으며 억제 효과는 8~10시간 지속된다”고 말한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어야 하거나 중요한 식사 일정을 앞둔 날 복용하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고 보상성 발한, 즉 다른 부위에 땀이 더 나는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단, 복용 시 체액 마름이나 혈압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장기간 복용한다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얼굴이 아닌 다른 국소 부위 다한증은 해당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미각다한증은 얼굴과 머리에 집중적으로 땀이 나기 때문에 수술 치료를 적용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다면 일반적인 국소 다한증에 사용하는 보툴리눔 톡신, 즉 보톡스 주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해당 부위 땀샘에 보톡스 주사를 놓으면 신경마비 현상으로 교감 신경의 신호가 땀샘에 전해지지 않아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어도 땀이 나지 않는다. 시술 후 거의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만 지속 기간이 6개월 이내이기 때문에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최진욱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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