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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가을 산행, 알아둘 위기상황 대처법

입력 2014.10.23 11:05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예년보다 단풍이 빨리 물들기 시작하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단풍은 큰 일교차 덕분에 유난히 진한 색으로 운치를 더해 등산을 하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단풍놀이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설악산의 경우 산 전체의 80%가 단풍으로 물든 지난 주말 11만 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오대산, 지리산, 치악산 등 주요 명산들이 차례로 단풍 절정을 맞을 것으로 전망돼 11월 초까지 등산객들의 발길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파른 산을 올라야 제대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만큼 가을 산행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위기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을 숙지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응급처치 방법과 신체 부위별 대처법이 다른 경우도 많기 때문. 이에 따라 가을 산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과 이에 따른 대처 방법을 알아본다.

◆ 눈 주위 상처, 지혈을 위한 압박 피하고 일반적인 찰과상과 대처 달리해야

산에서 소리치는 남녀산에서 소리치는 남녀

야외활동 시 가장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상처는 찰과상이다. 찰과상은 넘어지거나 부딪쳐서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나고 쓰라림을 느끼는 현상으로, 피가 나는 경우 출혈부위를 눌러 지혈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눈 주위 피부가 찢어져 피가 나는 경우라면 눈을 감싸거나 지혈을 위해 상처 부위를 누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피가 난다고 해서 안구나 시신경을 힘껏 눌를 경우 오히려 상처에 자극이 가해질 수 있는 것.

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출혈 때문에 눈의 각막과 수정체 사이에 피가 고이는 현상을 전방출혈이라고 하며, 눈에 고인 피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되기도 한다. 또한 통증으로 눈을 깜빡이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안구의 압력이 상승해 녹내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 김진국 원장은 "눈 주위 상처는 일반적인 상처와 응급처치 방법이 다를 수 있어 자칫 일반적인 응급처치 방법을 따라 하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눈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은 심각한 안구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요즘처럼 산행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특히 눈의 외상을 조심해야 하며, 환자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고 응급처치를 취하지 말고 외상의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 산에서 발 헛디뎠다가 박리성골연골염, 척추압박골절 위험

등산 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는 미끄러짐 등으로 인해 발목이 접질리거나 삐끗하는 일이다. 등산 중 발목을 일단 한 번 삐끗하게 되면 산을 완전히 내려오기까지 장시간 무리를 받게 된다. 발목이 심하게 붓고 통증과 함께 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이 지속되면 박리성골연골염일 가능성이 있다.

단순 염좌로 착각하기 쉬워 많은 환자들이 찜질 등의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박리성골연골염을 방치해 증상이 악화되면 관절 주변의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는 골괴사증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으며 더욱 심해지면 퇴행성 관절염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따라서 관련 증상이 단순 염좌에 비해 지속된다는 느낌을 받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에서의 사고는 산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뒤로 넘어져 엉덩이 부분이 땅에 닿는 경우 심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압박골절을 입을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이란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가 주저앉아 변형되는 것을 말하는데,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에 따라 단순 근육통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따라서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벼운 외상일지라도 근육통과 비슷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느껴지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중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진 사람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기 여성들의 경우에는 같은 상황에서도 더욱 심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자상’, 세균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 높아 주의해야

산행 중에는 나무나 가시 등에 찔려 찢어지거나 피가 나는 상처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바늘, 철사, 못 등에 찔리거나 충격이 받는 경우를 자상이라고 하는데, 자상은 주로 상처가 깊고 좁으며 출혈이 많지 않다. 따라서 피에 의해 세균이 밖으로 씻겨 나올 확률이 적어 염증이 발생할 우려가 높고 이로 인해 상처가 덧날 수 있다.

특히 파상풍균은 산소가 부족한 깊은 상처 부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크다. 자상은 상처 부위보다는 원인에 따라 처치법이 다르다.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상처가 가시에 의한 자상인데, 이때 급하게 가시를 뺀다고 손톱으로 상처 부위를 자극하면 세균이 들어갈 수 있으므로 손을 깨끗이 씻은 뒤 소독한 족집게로 뽑는 것이 안전하다.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칼이나 유리, 금속 등도 주의해야 한다. 녹이 슨 못에 찔렸을 경우에는 파상풍 위험이 큰 만큼 응급처치를 한 후 가능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 파상풍 예방 및 항혈청 주사를 맞아야 한다. 칼이나 유리, 금속 등에 찔렸을 때는 이물질의 파편이 몸에 남아 출혈을 더하거나 혈관이 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함부로 파편을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안전하다.

따라서 등산을 할 때는 뾰족한 것으로부터 1차 보호할 수 있도록 등산화와 등산용 장갑, 등산 스틱 등 장비를 구비하고 산을 오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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