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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시린 ‘수족냉증’의 원인과 관리방법은?

입력 2017.12.27 07:30
  • 정명주·경희보궁한의원 한의사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이 겨울에 유달리 더 얼어붙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손과 발이 찬 수족냉증 환자들이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에 차가움을 느끼는 상태로 심하면 손발뿐 아니라 팔꿈치, 무릎까지 시리고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은 꼭 겨울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계절에도 장갑을 끼거나 양말을 꼭 챙겨 신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이런 사람들에게 겨울은 특히 더 무서운 계절일 수 있다.

수족냉증의 원인

수족냉증은 기본적으로 말초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따뜻한 혈액이 정상적으로 운행하면서 손발 끝까지 데워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말초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원인으로 크게 허약해서 생기는 경우와 기혈의 순환이 막혀서 생기는 경우로 구분 짓게 된다.

먼저 허약해서 생기는 경우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양기가 부족하거나, 기혈이 부족해서 운행할 능력이 떨어지거나, 기혈의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위가 허약한 경우가 있다.

기(氣)에는 크게 음기와 양기가 있는데, 음기는 차갑고 진정시키며 하강하는 기운이고, 양기는 따뜻하고 활동적이며 상승하는 기운이다. 잘 때는 음기가 제대로 작용해야 충분히 잠을 잘 수 있고, 낮에는 양기가 제대로 작용해야 각종 신체 및 정신적인 활동을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양기가 부족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움직임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둔화하고 따라서 혈액의 순환도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기혈이 모두 부족한 경우는 기 뿐만 아니라 혈도 부족하여 전체적으로 신체의 기능이 떨어져서 수족냉증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여기에는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하거나, 오랫동안 병을 앓은 경우, 영양 부족 또는 출산이나 수술로 인해 피를 많이 흘린 경우 등이 해당한다.

수족냉증의 관리법

목도리와 장갑을 한 여성목도리와 장갑을 한 여성

수족냉증은 기본적으로 몸의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나타내주는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다면 당연히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하고, 당장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해도 방치하면 해가 더해갈수록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 생활을 점검해서 증상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특히 수족냉증은 여성들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족냉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생리통이나 불임, 자궁질환 등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패션에 민감한 여성들은 미니스커트나 짧은 하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스키니진을 자주 애용하게 된다. 하지만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타이즈, 목도리, 장갑, 핫팩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한방차를 물 대신에 섭취해줌으로써 면역력을 길러주고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여 냉증은 가라앉히고 수족냉증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행차(行茶)는 계피, 감잎, 대추, 진피, 당귀를 사용하여 자궁의 원기를 북돋아 주며 순환을 원활히 하도록 도와주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좌훈(座薰)을 통해서도 수족냉증 이외에 다른 자궁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
좌훈이란, 예로부터 훈증법(薰蒸法)이라 하여 여성건강에 좋은 각종 한약재를 물에 끓여 그 수증기를 음부에 쏘이는 치료법이다. 수족냉증 이외에 여성질환에 좋은 효과를 가진 한약재를 끓여 자궁, 질 및 항문에 그 증기를 쏘이면 뜨거운 증기가 그 안에 들어가 살균, 소염작용 및 자궁평활근의 수축작용과 영양공급에 도움을 준다. 또한, 자궁 부속기 및 항문 주위의 혈액 순환을 왕성하게 해주어 하복부의 노폐물과 지방질을 제거하여 몸이 차거나 비만한 여성들에게 도움을 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정명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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