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죽음보다 무섭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도대체 원인이 뭘까요?
2021년 4월 12일 월요일
"오늘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시계를 보니까 2시 10분이었다. 간간히 잠에서 깨곤 했지만 전반적으로 푹 잘 잤던 것 같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사실은 4월 12일 오전에 들려오는 빗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어제 저녁에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 설사를 했는데 색깔이 흑변이었다. 냄새도 지독하고 고약했던 것 같다. 설마 대장암일까?하는 생각에 관련 정보를 찾아보려던 찰나,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현실과 내가 분리된 느낌이 동반되었다. 내가 책상을 바라봐도 책상이 나와 한 공간안에 속해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나는 현실의 바깥에서 단지 관찰자의 입장으로 책상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종종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랄까, 이를 비유하자면 아주 부드럽고 가벼운 구름 속을 걷는 느낌이다. 이 모든 증상에도 불구하고 나를 더욱 두렵게 했던 것은 바로 가슴두근거림이과 호흡곤란이었다. 당시에는 심장이 터져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러다가 숨이 정말로 멈추어버리지 않을까하는 온갖 걱정과 불안이 마치 폭풍우처럼 밀려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두려움이 벌벌떨면서도 4월 12일 아침을 맞이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날더러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일단은 푹 쉬라고 권고했으나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푹 쉬는동안 갑자기 또 증상이 나타나면 어쩌지?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사실 예전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는데 그때는 특정 상황에 놓여있을 때 발생했다. 가령, 차들이 쌩쌩 달리는 인도를 걷는다거나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리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다거나 차를 타고 아주 길게 이어진 대교를 지나갈 때 숨 가쁨, 발열, 심장두근거림, 손에 식은땀이 났다. 그때는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면 괜찮아졌기에 억지로 참았는데 이제는 집에서도 갑작스럽게 그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밥도 맛있게 못 먹고 젓가락으로 조금씩 떠서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