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단순 갱년기, 갱년기 우울증, 치매 조기증상 이 셋 중에 뭘까요?
제 아버지 얘기구요. 연세는 63세입니다.
제가 옆에서 지켜보며 보았던 증상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 좀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말씀드릴게요.
사소한 것에 인색하고 무언가에 잡착하는 증상, 인내심이 부족하고 조금이라도 답답하거나 일이 풀리지 않으면 버럭 성을 내는 증상들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원래 아버지 성격상 나타나는 행동일 수도 있어서 이건 갱년기와 관련된 것이 확실하다고 말씀은 못드리겠네요.
사소한 것에 인색하다는 것이나 무언가 집착하는 증상은 예컨대 이런겁니다. 특히 음식과 관련된 것인데, 집에 어떤 음식이 많이 있어서 가까이 지내는 지인에게 좀 주겠다고 얘기했더니 그걸 왜 주냐는 겁니다. 우스갯소리로 하시는 말씀인 거 같긴한데, 남 못주게 빨리 먹어야겠다 이런 얘기도 종종 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구요.
그리고 식탐이 약간 많아지셨다고 할까요? 평소 잘 드시지 않던 음식을 어느날부터인가 평소보다 많이 드시기 시작하셨고, 자식들이 어떤 음식을 먹으면 본인도 그걸 드셔야합나다, 남기지 않으면 겉으로 티를 팍 내진 않지만 좀 서운해하시는 느낌도 받았구요.
이상 증상은 또 있습니다. 대화를 하는데 돈 계산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다가 예를 들어 100만원에 5%면 5만원이잖아요. 근데 전혀 엉뚱한 숫자를 말씀하시곤 그게 맞다고 하십니다. 처음엔 장난하시는 건가? 싶었는데 말씀하시는 그 순간에는 진지하게 본인이 얘기한 답이 맞는 걸로 생각을 하시고 말씀하시나봐요.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본인이 틀렸다는 걸 아시고나면 약간 무안해하는 그런 표정을 지으십니다.
이 외에 냉장고에서 꺼낸 반찬도 먹고나서 남으면 다시 뚜껑덮어 넣는 게 맞잖아요. 그런데 어느날은 뚜껑을 덮지 않고 그냥 냉장고에 넣으려고 하시길래 반찬 뚜껑을 덮어야지, 그냥 넣어놓으면 어떻게 되냐 말씀드렸더니 “그러면 뭐 어때?” 라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지금껏 살면서 반찬을 뚜껑 덮지 않고 냉장고에 넣었던 적이 없었을뿐더러 평소 제가 아는 아버지의 성격으론 입밖으로 나올 말이 아니었거든요. 좀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그리고 외출할 때 방 창문을 잠그고 외출했는데, 돌아와서는 이거 왜 잠갔냐는 겁니다. 집이 아무도 없으니 문단속, 집단속은 철저히 해서 나쁠 거 없잖아요, 그래서 잠갔다고 말씀드렸더니 이거 잠그면 갑자기 신고가 들어온다나 허무맹랑한 말씀을 하신 적도 있구요. 제 집에서 제가 문을 잠그겠다는데 누가 신고를 합니까?..
이외에 경복궁을 경북궁이 맞다고 계속 우기신 적도 있고.. 다양합니다.
그리고 최근 1년 전부터 유독 주무시면서 코를 고는 횟수가 많아졌고 중간에 수면무호흡증도 있다고 하십니다(엄마 말씀)
그래서 처음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볼까 하다가 뇌 전반적인 MRI 검사를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어떠신가요? 지금 제가 위에 언급했던 사례를 비춰볼 때 전문가로서의 소견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