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닥 내과 상담의 김지우입니다.
1. 가드넬라균으로 헤르페스처럼 보이는 피부병변이 생길 수 있나요?
가드넬라균은 세균성 질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균입니다. 보통은 회색빛 분비물, 생선 비린내 같은 냄새가 주 증상이고, 외음부 피부를 직접적으로 물집이나 궤양처럼 만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드넬라로 인해 분비물이 많아지고 pH가 바뀌면 외음부 피부가 약해지고 2차적으로 붉어짐, 짓무름, 따가움은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만지면 불이 붙는 듯한 심한 통증, 따가움, 소변이 닿으면 극심한 통증'은 전형적인 헤르페스 병변의 양상에 더 가깝습니다.
2. STD 검사가 잘못되었을 가능성, 검체 채취 부위에 따라 헤르페스가 안 나올 수 있나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헤르페스 PCR/배양 검사는 정확도가 높지만 100%는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채취 시기입니다. 물집이 터지고 이미 아물기 시작하면(선생님께서 '저절로 터진 상태'라고 하셨던) 바이러스 양이 급격히 줄어들어 음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채취 부위도 중요합니다. 터진 농양 분비물에서 채취하면 가드넬라 같은 세균만 검출되고, 바이러스가 있는 궤양 바닥에서 제대로 긁어내지 못하면 헤르페스는 음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으로 봤을 때 헤르페스가 의심되면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도 임상적으로 헤르페스로 보고 항바이러스제를 먼저 투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 선생님이 항바이러스제를 권하신 이유입니다.
특히 질문자님처럼 평소 입술에 수포가 자주 올라오셨다면(1형 헤르페스 추정) 구강-성기 접촉을 통해 1형이 외음부에 감염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한 달 전 입술 수포가 있었다면 그때 바이러스가 외음부로 옮겨갈 수도 있습니다. 면역이 떨어진 상황에서 초발 혹은 재발처럼 심하게 아플 수 있습니다.
3. 뮤피로신 외에 다른 연고나 약은 없나요?
뮤피로신은 세균 감염에 쓰는 항생제 연고라 바이러스인 헤르페스에는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가드넬라 동반 감염이나 2차 세균 감염 예방으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헤르페스가 의심될 때는:
경구 항바이러스제가 가장 중요. 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 계열 약입니다. 연고보다 경구약의 효과가 훨씬 좋습니다. 증상 발현 72시간 이내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지만, 지금처럼 통증이 심하고 새 병변이 있다면 늦게라도 복용을 고려합니다. 처방은 방문하신 병원에서 상의하세요.
국소 관리: 아시클로버 연고가 헤르페스 연고로 쓰이기도 하지만 통증이 심한 궤양기에는 오히려 따가워서 바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무조건 바르기보다 아래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생활 관리 및 통증 완화 방법;소변이 닿을 때 너무 아프면, 소변을 보면서 따뜻한 물을 같이 흘려보거나(샤워기 약하게), 다리를 벌리고 보시면 통증이 덜합니다.
꽉 끼는 속옷, 레깅스는 피하고 면 속옷을 입으세요. 통풍이 중요합니다.
비누, 여성청결제, 향 나는 물티슈 사용은 중단하세요. 미지근한 물로만 씻고, 좌욕은 하루 2-3회, 5분 이내로 짧게 하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손으로 만지거나 짜지 마세요. 2차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현재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으셨다면 정해진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해 보세요. 보통 2-3일이면 통증이 조금씩 줄기 시작합니다.
2-3일 복용 후에도 전혀 호전이 없거나, 오히려 고름이 많아지고 열이 난다면 다시 병원에 가서 병변을 다시 보여주고 재검사를 고려해야 합니다.
남자친구분도 증상이 없더라도 비뇨의학과 진료를 한 번 권합니다. 가드넬라는 성관계로 왔다갔다 할 수 있어 같이 치료해야 재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은 성관계 경험이 남자친구분이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헤르페스는 잠복기가 길고 증상 없이도 전파될 수 있어 과거 감염이 지금 발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너무 자책하거나 상대방을 의심하지 마시고, 지금은 치료에 집중하시는 게 좋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려우면 참지 마시고 응급실이나 진료 병원에 다시 방문하여 진통제 처방도 함께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