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닥 한방과 상담의 김지현입니다.
녹화를 껐다 켜며 "이전과 무엇이 다를까" 수없이 비교하고,
"내가 혹시 문제되는 행동을 하고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에 휩싸여 하루 종일 머릿속이 헤어 나올 수 없는 미로처럼 복잡하셨을 겠습니다.
그 거대한 의심과 공포 속에서 홀로 씨름하시느라 얼마나 마음이 지치고 고되셨을까요.
낮에 불안을 낮추기 위해 녹화를 하고, 저녁에 이를 끄며 "무엇이 다를까" 비교하는 과정은 당장의 안도를 주는 듯하지만,
뇌에게 "이 상황은 매우 위험하고 중요한 문제이니 계속 감시해야 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냅니다.
"문제되는 행동을 하고도 잊는 것은 불가할 텐데"라는 생각 역시,
뇌의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겼거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위험이 있을까 봐 두려워하는 강박증 특유의 자기 검열 회로입니다.
실제 심각한 행동을 했다면 인지하지 못할 리 없으나,
불안 회로가 작동하면 뇌는 이 합리적인 판단을 지워버리고 의심을 증폭시킵니다.
한의학에서는 반복되는 불안과 사소한 생각에 사로잡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를 심담허겁(心膽虛怯)으로 봅니다.
정신과 의식을 주관하는 심(心)의 장부 에너지가 지치고,
결단을 내리는 담(膽)의 기운이 약해지면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며 사소한 생각 하나가 거대한 공포로 부풀어 오릅니다.
불안과 긴장이 지속될수록 에너지가 머리와 가슴 쪽(상초)으로 쏠리며 팽팽한 열감을 만들고,
이는 생각의 브레이크를 고장 내어 멈출 줄 모르는 럼루네이션(반추 사고)을 유발합니다.
불안할 때 무언가를 기록하거나 다시 확인하려는 행동은 당장 1분의 안도감을 위해 1시간의 불안을 사는 행위입니다.
불안이 올라올 때 그 행동을 억지로 참아내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며 폭주할 때는 차가운 물로 손을 씻거나,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감각에 온전히 집중하여 머리로 쏠린 에너지를 아래로 끌어내려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불안과 싸우며 스스로를 다그치느라 참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