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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따라 ‘양악수술’ 장난이 아닌 이유

입력 2014.10.27 00:00
  • 정현성·서울퍼스트치과의원 의사

TV를 보면 오랜만에 나오는 연예인의 얼굴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대부분 “살이 빠졌어요” 혹은 “머리를 자르니 이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하네요” 등의 말로 대변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눈썰미가 좋은 시청자와 네티즌 수사대의 분석을 피해갈 수가 없다.

실시간으로 인터넷 포탈사이트의 검색어 1위로 등극함은 물론, 이전의 얼굴과 비교해서 성형 전후를 올리는 부지런한 사람들 덕에 금방 사실이 드러난다. 그래서 최근에는 시술 사실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밝히는 연예인들이 많아진 탓에,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때 남자 개그맨과 여자 개그우먼이 양악 수술을 받아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남자 개그맨의 경우, 약간은 못생긴 얼굴로 인기를 얻던 사람이었는데, 한 번의 수술로 훈남이 되어버려서 필자의 생각으로는 더 이상 개그맨으로는 장점이 없어진 얼굴로 변해버린 것 같았다.
이어서 시간차를 두고 개그 우먼의 양악수술로 변신하는 모습은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이 연예인은 평소의 얼굴도 매우 미인인데다가 이전에 교정치료를 받았던 기왕력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으며, 전문가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양악수술은 어떤 수술일까?

양악수술 전후 일러스트양악수술 전후 일러스트

사람의 턱은 치아가 붙어있는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으로 구분되어 있다. 턱은 씹거나 말하는 기능 이외에 얼굴의 윤곽을 좌우하는 미용(심미)적인 역할을 한다. 이 턱의 형태나 배열이 바르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턱변형증이다. 턱변형증을 해결하기 위해 턱을 정교하게 자른 후 계획된 위치로 이동시키는 수술이 바로 턱교정 수술인데, 위턱이나 아래턱만 수술한 경우를 편악수술, 위 아래턱 모두를 수술한 경우를 양악수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턱변형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주걱턱, 무턱, 비대칭, 사각턱 등이 있다. 특히 인종적 특성상 주걱턱의 경우, 서양인 보다는 동양인 특히 한국이나 일본인 등에서 많이 관찰된다. 주걱턱은 얼굴이 길고, 위턱이 밋밋하고, 턱끝이 전방으로 위치한 전문용어로 하악전돌증이라 불린다. 이 경우, 음식을 씹는 기능뿐 아니라 발음이 부정확하고, 무엇보다도 돌출된 아래턱 때문에 본인의 감정과는 상관없이 공격적인 얼굴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 경우,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치열교정치료만으로 어느 정도의 해결은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턱교정수술을 동반한 치열교정치료로 해결해야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사실 필자가 레지던트 수련을 받던 시절만 하더라도, 부정교합 환자 중 매우 소수만이 턱교정 수술을 받았으며, 될 수 있으면 수술의 범위와 위험성을 고려해서 아래턱만 수술하는 편악 수술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십 수년이 지난 지금은, 수술기법의 발전과 수술전문의의 증가로 편악 수술보다는 효과가 확실한 양악수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양악수술 즉 턱교정 수술은 원래는 주걱턱 등의 턱변형증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고안 시술되던 수술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얼굴을 축소시킨다거나 순전히 성형을 목적으로 기능과는 전혀 상관없이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평소에 얼굴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던 분들이 수술로써 좀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사회심리적인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정상적인 얼굴임에도 성형중독에 의해 얼굴을 바꾸어보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며, 자칫 잘못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해야만 한다.

양악수술은 고도의 숙련된 구강외과의사 등이 시행해야 할 만큼 매우 어려운 수술이며, 전신마취 하에서 수 시간 동안 진행된다. 일반적인 성형수술과는 다르게 회복기간도 길며, 치열교정 또한 장기간 시술 받아야 한다. 범위가 큰 수술인 만큼 통증, 출혈, 감각이상 등의 합병증 또한 생길 수가 있으므로, 수술을 기대하거나 계획이 있는 사람을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광고에 현혹되거나 즉흥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여러 전문가와 시술받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결정할 것을 권하고 싶다.

<글 = 서울퍼스트치과 정현성 원장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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