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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칼럼] 스웨덴의 가구보다 그릇보다, ‘건강’ 따라하기

입력 2014.10.08 16:30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요즘 북유럽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가구가 인기를 누리는가 싶더니, 북유럽의 이국적인 주방기구들도 어느새 주부님들의 ‘워너비’가 되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자녀들의 자율성과 인성을 강조하는 북유럽식 육아법도 조금씩 부모들에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북유럽 중에서도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모토로 유명한 ‘복지강국’이자, 팝 그룹 아바(ABBA)를 배출한 나라인 스웨덴은 이 북유럽 열풍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볼보, 사브 등과 같은 튼튼한 자동차, 친환경 행주와 기능성 베개 같은 스웨덴의 생활용품들도 좋지만, 우리가 가장 받아들여야 할 것은 건강에 관한 스웨덴 사람들의 태도와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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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건강한 이유는 단지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라이프스타일, 삶에 대한 철학과 자세, 국민성, 천혜의 자연환경… 이런 것들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상시 달고 사는 ‘피로’라는 것을 모르고 생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따라 할 만한 몇 가지 실천사항들만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스웨덴 사람들은 통곡물을 먹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은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누룽지 같은 통곡물로 만든 딱딱한 빵을 즐겨 먹으며, 과일을 먹을 때도 웬만해서는 껍질을 벗겨내지 않습니다. 고급 식당이나 뷔페에서조차 통과일 그대로가 나온다고 합니다.

둘째, 스웨덴 사람들은 걷는 습관이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스웨덴은 국토의 70%가 숲이나 강과 호수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주말이면 호수나 강을 따라 몇 시간씩 걷고 또 걷는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평일에도 자가용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거나, 웬만한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걷기의 좋은 점은 굳이 말로 하지 않더라도 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빠르고,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걷기 운동’만 제대로 퍼져도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셋째, 스웨덴 사람들은 잠을 자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습니다.
우리는 잠을 쪼개어가며 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잠을 쪼개어 공부를 하고, 잠도 안자고 술을 마시며, 잠을 아껴가며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러니 지난 8월에 발표된 자료에서, 한국인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OECD 가입국(18개국) 중에서 꼴찌라는 불명예를 기록했습니다. 수면부족은 비만,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나 심혈관질환, 암과 같은 위중한 질병의 위험성도 증가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평소 생활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은 더욱 잠을 푹 자야 합니다. 공부 하는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회식과 TV시청 등으로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직장인들이 잠에 인색해서는 안될 이유입니다.

넷째, 스웨덴 사람들은 운동이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어린 유치원 때부터 바깥에서 운동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습니다. 유치원, 학교 등 교육기관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운동을 삼시 세끼 밥 먹는 것처럼 정규 일과의 하나로 간주합니다. 그래서인지 스웨덴은 전세계에서 아마추어 스포츠가 가장 발달되어 있는 나라라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체육을 자주 접하고 자란 아이들은 몸도 튼튼할 뿐 아니라 두되 활동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되는데요,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학 진학을 위한 시험 공부 시간을 뺏는다 하여 체육 과목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췄을 때 매우 부러운 점입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계절, 가을입니다. 스웨덴 사람들이라면 이 가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북유럽풍 가구 하나 장만할 계획을 갖고 있으셨다면, 건강 계획부터 다시 짜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제공 = 시셀코리아>
<참고서적 = ‘스웨덴 사람들은 왜 피곤하지 않을까?’(박민선 저) >

/ 이시형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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