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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급증, 빨리 크는 게 문제인 이유는?

입력 2014.10.02 09:34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우리나라에서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소아청소년이 최근 5년간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 환자가 2009년 2만 1,712명에서 2013년 6만 6,395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성별로는 여아가 91.2%로 남아(8.8%)보다 10.4배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조숙증 원인은 여아의 경우 특발성(80%) > 난소 종양(15%) > 대뇌 병소(5%) 순이며, 남아의 경우 특발성(50%) > 부신 피질 과형성 혹은 종양(25%) > 대뇌 병소(20%) > 고환 종양(5%) 순으로 많다.

대개 2차 성징이 13세 전후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성조숙증인 경우 여아는 8세 미만, 남아는 9세 미만에 2차 성징이 조기 발현된다. 골 성숙이 빠르고, 최종 신장이 감소하며, 부적절한 체형과 정신행동이상 등이 동반되는 등 소아청소년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어른 구두를 신고 있는 어린이어른 구두를 신고 있는 어린이

성조숙증 진단은 여아는 8세 이전에 유방 발달, 9세 이전에 음모 발달, 9.5세 이전에 초경이 나타나고,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의 용적이 4mL이상 또는 장축의 직경이 2.5cm 이상으로 커지며, 음모나 여드름, 유즙분비가 나타나는 등 2차 성징, 사춘기가 조기에 시작되는 경우에 적용된다.

◆ 우리아이 성장이 빠른 이유는?

- 비만: 체지방이 늘수록 사춘기와 초경이 빨리 나타나는데 이는 비만일수록 2차 성징과 관련된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저체중인 아이에게도 2차 성징이 빨리 보일 수 있다.

-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 환경 오염 등으로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노출빈도가 높을수록 성조숙증의 위험이 증가한다.

- 유전적 요인: 부모의 사춘기가 빨랐던 경우 자녀에게도 이른 시기에 2차 성징이 진행될 수 있으며, 이런 유전적 요인은 70~80%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스트레스: 가정불화, 학업스트레스 등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일반적으로 여아들의 사춘기가 빨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 성적 자극에 많이 노출되는 경우: 성인영화 등 성적 자극에 많이 노출되는 경우 성조숙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 질환 요인: 시상하부 및 뇌하수체 축의 활성화로 인해 성선이 발달한 중추성 성조숙증은 여아는 특발성으로 남아는 25~75%에서 뇌종양, 뇌손상 등 뇌의 기질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반대로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성숙 없이 난소, 고환, 부신 등의 질환으로 성호르몬이 증가하는 경우 말초성 성조숙증이 나타날 수 있다.

김해중앙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옥 부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성조숙증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호르몬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조숙증을 유발하며 이외에 뇌종양, 난소 종양 등 특정 질환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진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성조숙증으로 심리적 위축과 저신장 우려

성조숙증인 경우 2차 성징이 빨라 최종 키가 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성장이 빠른 만큼 오히려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기 때문에 키성장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이것이 저신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김해중앙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미옥 부장은 “성조숙증 치료는 또래와 비슷한 성장 속도를 맞추고 성인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시키고, 성조숙증 치료 중 일년에 4cm 미만의 키성장 속도를 보이면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병행하면서 치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조숙증은 발육이 빠른 것인지 심리적으로 성숙한 것은 아니므로 또래보다 빠른 2차 성징으로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에는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성조숙증을 조기 발견하려면?

성조숙증은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치료효과가 좋고, 치료시기를 늦출수록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님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아인 경우 6~8세 사이에 유방을, 남아인 경우 7~8세 사이에 고환 크기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병원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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