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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피곤? 만성피로증후군 의심해야

입력 2014.09.19 00:00
  • 한경림·기찬마취통증의학과의원 전문의

추석 연휴가 끝난 지도 꽤 되었지만 아직도 명절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보다 늘어난 집안일로 쉴 틈이 없었던 주부들은 물론 귀향길로 장시간 교통체증에 시달린 사람들도 포함된다. 이들은 정신·육체적인 피로를 호소하며, 피로와 함께 여러 부위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피로는 육체적 또는 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인 후 나타나는 지치고 고갈된 상태로 정의된다. 일반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절반이상이 피로감을 호소하며,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서도 잠을 푹 잤는데도 항상 피로감을 느끼며 의욕이 떨어지고 쉽게 짜증이 나는 것을 경험하는 때가 많다.

피로를 느끼는 직장인피로를 느끼는 직장인

이렇듯 잠을 못 자거나 오랫동안 육체적, 정신적 노력을 기울인 후에 나타나는 피로는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으로 여겨지나 이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경우는 질병의 징후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의학적으로 피로는 근육에서 일련의 생화학적, 생리학적 변화가 생기고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근력 약화 또는 쇠약상태를 나타내며, 업무 수행능력이 저하되거나 지구력 결여 형태를 취하는 명백한 행동상의 장애, 피곤함과 불편감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설명되며 표면적이고 잠재적인 면을 모두 갖는다.

환자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이다.", "하루 종일 피곤하다.", "지친다.", "극도로 피곤하다.", "탈진했다.", "기운이 다 빠졌다.", "하고 싶은 것이 전혀 없다.", "의욕이 없다." 라고 말한다. 이러한 피로한 증상을 나타내는 원인은 다양하다. 내과적 근육질환(중증근무력증, 근육성이영양증, 선천성근육질환등), 신경학적 질환(다발성경화증, 파킨슨씨병), 전신질환(투약후, 급, 만성 감염, 류마티스성 다발성 근육통, 갑상선 기능저하증, 에디슨씨병, 쿠싱질환, 조절이 잘 안되는 당뇨병, 경미한 빈혈, 악성종양, 영양결핍, 심근경색후 등)이 있을 때 피로가 동반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전신쇠약성 피로를 특징으로 하는 다양한 육체적, 체질적 및 신경심리적인 호소와 관련된 질환의 최근 명칭으로, 다른 원인이 배제되고 다음의 진단기준에 해당되는 경우를 말한다. 무기력하게 계속되는 피로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이 피로는 6~8가지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신체적, 신경심리학적인 증상과 동반되어야 한다.

즉, 미열, 경부 또는 액와부 림프절종대, 근육통, 이동성관절통, 인후통, 건망증, 두통, 집중력 저하와 사고 장애, 자극과민성, 수면장애 등이다. 경험적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손 또는 발 부위에 이상감각과 목, 어깨, 척추 후방에 통증과 압통점으로 구성되는 섬유 근육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경학적 검사는 정상이다. 이러한 환자들은 근력 약화를 자주 호소하지만 환자들의 신경 근육의 기능은 정상인과 차이가 없다는 보고들이 있다. 근전도와 신경전도 검사도 거의 정상이지만 뇌파에서는 약간의 비특이적 소견을 보인다.

위에서 나열한 것과 같은 원인이 아닌 분명한 원인이 있지 않은 만성피로증후군은 불확실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부수적으로 동반된 대사성 또는 면역계 이상이 원인일 가능성과 만성적인 경미한 저혈압이 원인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정확한 원인이 없는 만성피로증후군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이라고 생각되며 신경통증 클리닉에서는 이러한 자율신경계의 조절기능을 하는 성상신경절 치료를 통하여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이루어 항상성을 유지시킴으로써 치료에 접근한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김찬병원 한경림 원장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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