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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이유 없이 온몸이 아프다면 ‘섬유근육통’ 의심

입력 2014.07.29 00:00
  • 한경림·기찬마취통증의학과의원 전문의

# 가정주부 A씨(56)는 최근 온몸이 아파 병원을 찾았으나 검사에서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 못하고 돌아섰다. 주위에서는 흔한 갱년기 증상이라며 곧 괜찮아질 거라 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도 통증이 가시기는커녕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상황까지 이르렀다.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밤에 잠들기가 힘들고 숙면을 하지 못하며, 아침에 일어나면 잔 것 같지 않고, 만성 피로와 전신 통증에 시달린다면 섬유근육통을 의심해야 한다.

섬유근육통은 여성에서 흔히 발생하며, 근육이나 인대, 관절주위조직 등에서 염증이 일어나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생각되나 단순 방사선촬영이나 MRI 및 혈액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정한 섬유 근육통증의 진단기준에 충족하는 경우, 섬유근육통이라고 진단을 내리게 된다.

◆ 섬유근육통의 의학적 진단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여성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여성

의학적인 진단적 정의는 3개월 동안 전신적으로 근육통이 있으면서 여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다. 전신에 다양한 정도의 다발성 압통점이 있고, 피곤하며 잠에서 일어날 때 개운하지 않은 증상, 인지기능의 이상이 있는 경우, 기타 신체 증상으로 흔히 손발이 차고, 소화가 잘 안되고 변비나 혹은 묽은 변을 자주 보는 등의 과민성 대장 증상, 두통, 생리 불순, 방광염, 불면증, 우울증 등의 여러 증상의 발생 정도를 수치화하여 진단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과잉으로 근육을 사용하거나 한 자세로 수년간 일을 한다든지, 한 부위의 근육이 뭉치는 것에서 비롯되는 근육통(근근막증후군)과 감별을 해야 하고, 기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면역계 질환들과 감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질병은 진단을 위한 특정한 검사 방법이 없지만 다른 질환이 있는지를 정확히 감별하여 전신의 근육의 통증이 다른 원인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감별 진단하는 것이 환자의 치료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 섬유근육통의 원인은?

섬유근육통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뇌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및 신체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이상이나 호르몬 분비의 이상에 의한다고 추정된다. 그 중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의 증가와 통증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부족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러한 환자들이 중추신경계의 과감각이 일어나서 조그마한 자극에도 통증 반응을 보인다고 생각되는데 이는 아픈 부위에 자극을 주면서 뇌 혈류의 변화를 측정하는 기능적 MRI 등의 검사로 입증되고 있다.

◆ 섬유근육통의 치료

환자들은 자신들의 통증은 심각하지만 실제로 심각한 원인이 있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간혹 운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의욕이 저하되어있거나 운동을 하면 더 아파진다고 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운동 시간과 강도의 조절을 하여 운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증상에 따른 치료를 하게 되는데, 통증이 한곳에 국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상신경절치료라고 하는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치료가 환자에 따라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서 신경 및 근육 주사 요법이나 경구 약물을 적절히 조절하는 치료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 어떠한 치료에도 만족스럽게 통증이 완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일부 환자군에서는 좋은 의료진을 찾기 위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경향이 있다. 환자들은 정확히 병에 대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진단을 받은 이후에는 가능하면 과도한 검사나 치료가 과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또한 무엇보다도 환자 자신이 자신의 병은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완치되지는 않지만 잘 다스린다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 말고 증상이 악화되었을 경우 믿을 만한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으면서 운동량을 늘리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김찬병원 한경림 진료원장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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