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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봄은 비염 환자의 ‘보약’

입력 2014.03.28 00:00
  • 김남선·영동한의원 한의사

봄을 맞아 더욱 심해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봄이 꼭 비염 환자들에게 괴로움을 안겨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각종 녹색나물이 대지를 뒤덮는 봄은 비염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풍성하게 제공한다. 한방에서는 비염 치료에 있어 열을 가라앉혀 주고 기를 보해주는 음식을 섭취해 체질을 다스리는 데 큰 의미를 둔다. 특히 봄철의 섭생은 기후와 환경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치료에 있어 그 초석을 놓는 시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봄을 기피하기보다는 치료의 시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 비염의 보약, 봄나물

시장의 봄나물들시장의 봄나물들

봄철에 나는 녹황색 채소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로를 풀어주어 비염 환자들에게 좋다. 비염 환자들은 수면부족과 피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간 기능을 강화하는 미나리는 탁월한 피로회복효과와 해독능력으로 비염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식품이다.

한방에서도 열을 식히는 성질의 미나리를 알레르기성 질환을 치료에 두루 사용한다. 재채기나 기침이 잦은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은 뿌리를 자른 미나리를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한 뒤 즙으로 마시게 하며, 거즈에 적셔 식혀 두었다가 코나 입 주변의 냉찜질도 권한다.

이 밖에 쑥, 냉이, 달래, 씀바귀 등 봄나물들이 하나 같이 비염에 좋은 식재료들이다. 봄철에 나는 봄나물의 향긋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은 식욕을 돋우는 한편, 소화기능을 향상시켜 체내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체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늦은 봄 산과 들에서 구할 수 있는 질경이도 장기의 열을 배출해 체내 열을 내려줌으로써 비염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시래기나 곤드레 나물처럼 밥에 넣어 지어먹거나 반찬으로 섭취할 수 있으며, 차로 달여 수시로 마실 수도 있다.

◆ 열 돋우는 음식은 피해야

먹어서 좋은 음식들이 있는 반면,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가려야 하는 음식도 있다. 비염 환자의 섭생에는 알레르기 요인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열기를 가라앉히고 면역성 강화와 체력 증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튀김이나 육류의 지방, 패스트푸드, 땅콩 등 일부 견과류는 비염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열을 돋우고 신체리듬을 깨트림으로써 비염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추, 파, 후추 등 지나치게 자극적인 식재료도 알레르기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비염 환자들이 피해야 할 식품이다.

물론 모든 음식에 일반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반드시 먹어야 한다거나, 반드시 먹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한방에서는 같은 병이라도 개별적인 증상과 원인이 다르고, 그에 따른 먹어야 할 음식과 가려야 할 음식도 나뉘어진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정보나 경험자들의 조언을 따르기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근본적인 섭생을 고민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글 =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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