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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F칼럼] 사나이 울리는 ‘남성갱년기’, 어떻게 극복할까?

입력 2014.03.10 00:00
  • 황진철·그랜드비뇨의학과의원 전문의

“어느 순간부터인지 감정을 주체하기도 힘들고 눈물이 많아졌어요.”
“제게도 로맨스가 남아 있을까요?”

진료실에서 잔잔하게 울리는 음성은 중년 여성의 고해가 아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그 누구보다 건강에 신경 써왔다고 자부하는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다. 묵직한 세월의 흐름과 무게가 가져다준 갱년기의 절벽에 우리 중년 남성들이 힘들게 버티고 서있다.

가족과 회사를 위해 열심히 달려오던 4~50대 남성 가운데 집중력 저하, 우울증, 자신감 상실, 무력감, 만성피로 등을 호소하며 업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병원에 들러 진찰과 검사를 받았더니 갱년기 증상이라고 한다. 갱년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여성의 폐경 이후에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을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 부족으로 위와 같은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남성 갱년기 증상은 조금씩 진행되므로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설사 느끼는 경우에도 단순히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나이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은 30대 후반부터 성호르몬 분비가 매년 1% 이상씩 감소해 70대는 30대의 2분의 1, 80대는 3분의 1 수준이 된다. 또 남성호르몬에 대한 표적 세포의 민감성도 떨어짐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즉 남성 갱년기란 남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중년 이후 신체적 변화와 함께 정신, 심리적 상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변화를 보이는 노화 현상이다. 여성에 비해 증상은 천천히, 진행은 서서히 이뤄진다.

술잔을 따르고 있는 중년남성술잔을 따르고 있는 중년남성

남성 갱년기가 발생하면 노화를 촉진하고 신체 저항력을 저하시켜 건강에 큰 적이 된다. 특히 남성 호르몬 감소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으로 대표되는 대사증후군 발병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발기력이나 오르가즘, 성행위 빈도, 성에 대한 관심 등 성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골밀도가 낮아진다. 이러한 1차성 골다공증의 원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남성호르몬의 감소다. 또한 근육량이 줄어들고, 복부를 중심으로 한 체지방이 증가하여, 중년 남성의 활동력을 저하시키고, 쉽게 넘어지거나 골절을 발생시키는 등 기능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이 밖에 안면홍조나 활력감소, 우울증, 두통, 수면이상, 전신 피로, 졸림 등 다양한 전신과 기분 이상 증상을 보인다.

남성 갱년기의 극복을 위해 우리 중년 남성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은 술, 담배 등 건강에 유해한 요소들을 확실히 차단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그리고 취미를 살려 본인만의 스트레스해소법을 분명히 갖고 있어야 한다. 동시에 햇볕을 쬐며 하는 유산소 운동을 잊지 말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는 건강한 성생활을 즐겁게 하도록 하자. 신선한 과일과 채소 그리고 살코기 위주의 육류 섭취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또한 중요하다.

물론 근간에는 본인이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전문의와 함께 호르몬 보충요법 등 의학적인 치료와 조언을 구하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하겠다.

베일에서 완전히 벗어난 남성 갱년기의 실체. 그 늪에서 허덕이며 좌절하지 말고 가볍게 털고 일어나 건강 백세를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꽃중년을 응원한다.

<글 = 임비뇨기과의원 황진철 부원장 (비뇨기과 전문의), 의학PD>

# 본 칼럼은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소속 YUF(young urologist forum) 연재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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