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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에너지드링크, 카페인 음료가 뭐길래?

입력 2014.02.13 00:00
  • 장수익·연세고운몸의원 전문의

에너지드링크와 같은 고카페인 음료, 이제 학교 매점에서 판매가 금지된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 뉴스에 계속 이런 내용이 나오길래 갑자기 궁금증이 밀려왔다. 흔히 고카페인 음료라 하면 커피를 떠올리게 되는데 커피가 아닌 에너지드링크라고 하니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강장음료라고 불리는 에너지드링크는 피로 회복 및 영양보급 등의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고카페인 함유성분으로 인해 졸음을 쫓아주는 효과가 탁월하여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캔음료를 들고있는 손캔음료를 들고있는 손

예전에는 학생들이 시험기간에 졸음을 쫓기 위해서 인스턴트 커피나 박카스 같은 음료를 많이 마셨지만 요즘은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며 잠을 쫓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피로회복 및 영양을 공급해 준다는 에너지드링크가 왜 학교매점에서 판매 금지가 되는 걸까? 이는 높은 카페인 함량과 이를 마시는 성인이 아닌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쉽게 사서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에너지드링크를 과다 복용하고 사망하는 사고가 여러 번 보도되고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서도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어른들도 에너지드링크에 대해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나이에 따른 하루 카페인 권장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품마다 캔 속에 든 카페인 함량을 비교 분석해 보아야 한다.

◆ 카페인이란? 

커피나 차 같은 일부 식물의 열매, 잎, 씨앗 등에 함유된 알칼로이드의 일종. 다량을 장시간 복용할 경우 카페인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카페인중독은 짜증, 불안, 신경과민, 불면증, 두통, 심장 떨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수반한다. 또한 오랫동안 다량을 복용하면 위궤양, 미란성식도염, 위식도역류질환 등을 야기할 수 있다.

◆ 고카페인 음료란?

1ml 당 0.15mg 이상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에 표시하는 것이. 에너지드링크 작은 캔이 250ml이므로 카페인이 최소한 37.5mg이 들어가게 된다.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먹을 수 있는 진통제 같은 약에도 50mg 정도의 카페인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카페인 50mg의 약물도 의사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다. 그런데 카페인이 훨씬 많이 포함된 음료를 청소년들이 마구 사 마실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청소년의 카페인 과잉섭취, 무엇이 문제일까?

어린이와 청소년의 카페인 과잉섭취는 불면증과 신경과민을 유발해 성장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는 성장호르몬은 주로 수면 중, 그 중에도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집중적으로 분비된다.

따라서 이러한 고카페인 음료를 다량 그리고 지속적으로 마시게 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대의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성장기에 얼마나 수면을 잘 취했느냐에 따라 그 아이들의 성장이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과도한 위산 분비로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는데, 평소 편식을 하거나 소식하는 아이의 경우 발육에도 지장이 생긴다. 아이가 갑자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조울증 증상을 보인다면 카페인 과다 섭취를 의심해봐야 한다.

오늘부터라도 청소년기의 자녀들이 어떤 음료를 마시는지 관심을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건강상의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어야 하지 않을까.

<글 = 연세고운몸의원 장수익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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