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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우리 아이 ‘입호흡’이 부정교합 원인?

입력 2014.02.11 00:00
  • 김남선·영동한의원 한의사

본원에서 비염치료를 받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이 모양(서울 강남구, 10세)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코로 숨을 쉬기가 어려워 입호흡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부정교합도 발생해 더욱 고민이 크다고 한다. 외모에 예민한 여학생인 만큼 이 양은 앞으로 튀어나온 치아 때문에 친구들과 노는 것도 싫다며 의기소침해 있다. 가족 중 누구도 부정교합인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양이 부정교합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 입으로 호흡하면 얼굴이 길어진다?

웃고 있는 어린이들웃고 있는 어린이들

부정교합의 원인은 유전적인 것, 체질적인 것, 후천적인 것이 있다. 후천적인 부정교합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이 몇 년씩 계속되면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데 이를 입호흡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보통 3살 때까지 뇌 신경회로가 완성이 되고 5살까지 얼굴형이 결정되는데 3~5세 사이 계속해서 입호흡을 하다 보면 치아부정교합, 주걱턱, 아데노이드형 말상 얼굴, 안면 비대칭 등 얼굴변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문제는 얼굴형뿐만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로 눈 밑 다크서클이 있다. 코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쉽게 피곤해지고, 이 때문에 다크서클이 생기게 된다.

필자가 동양의학회 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평소 입호흡을 하는 6~18세 남녀 학생 1,312명을 조사한 결과 치아 부정교합이 72명(5.5%), 주걱턱 32명(2.4%), 다크서클 29명(2.2%)등으로 나타났다.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쉴 때는 코로 숨을 쉴 때 보다 더 많은 공기를 들여 마시기 때문에 입호흡이 더 편한 호흡이라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입은 호흡을 위한 기관이 아니므로 입호흡을 하게 되면 제대로 된 호흡이 불가능해진다. 입호흡을 하게 되면 외부공기의 잦은 유입으로 인후부분이 마르고 자극을 받아 염증이 생기거나 충치 등 구강질환이 생길 확률이 증가한다.

◆ 입호흡,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입호흡의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원인인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히스타민 치료를 받거나 지속적인 약물사용이 꺼려진다면 한방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한방에서 비염과 천식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주로 소청룡탕으로 마황, 계지, 세신, 작약, 오미자, 건강, 감초, 반하의 여덟 가지 생약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황, 계지, 세신은 따뜻한 성질의 약제로 흐르는 콧물을 따뜻하게 말린다. 작약은 찬 성질의 약제로 콧속이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중화작용을 해 준다. 허약한 아이들의 보약으로 주로 사용되는 소건중탕과 함께 사용해서 면역력을 높여주면 알레르기 비염과 함께 면역력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입이 아니라 코로 호흡하는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 평소에는 의식적으로 코로 호흡한다고 해도 잘 때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고 자는 등의 행동패턴이 계속된다면 보조기구의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콧속에 넣어서 비강을 넓혀 호흡을 편하게 해 주는 노즈리프트, 치아가 벌어지지 않게 하는 기구인 브레스 트레이너, 입이 열리지 않게 하는 입술테이프 등은 입이 벌어지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고 코호흡을 편하게 해 주는 기구다.

<글 =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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