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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부모님의 관절, 안녕하십니까?

입력 2014.01.29 00:00
  • 손인미·한의사

고향을 방문해서 부모님을 뵈면 가장 먼저 묻게 되는 질문은 아마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대부분 부모님들의 경우 아파도 그저 나이가 든 탓이려니 하고 병원으로 가지 않아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많고, 또한 자식에게 짐이 지우기 싫어 아파도 아프다는 말씀을 안 하시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모님의 건강관리는 옆에서 지켜보고 관절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자식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 기력이 저하되면 인체 내에서 스스로 작동하는 염증 회복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만성적인 전신성 염증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질환 중 흔한 질병이 류마티스관절염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체계가 교란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거꾸로 자신의 정상적인 세포를 공격하여 관절조직 내에 염증을 일으키고 연골을 서서히 파괴하며 나타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비록 난치성 질환이나 초기에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이 번 설 명절에는 부모님 곁에서 잘 지켜보고 관찰해보기 바란다.

◆ 부모님을 위한 류마티스관절염 체크사항

첫 번째, 평소 감기몸살 같은 전신 쇠약의 증상이 있는지 살펴본다

손자 손녀에게 절 받는 조부모손자 손녀에게 절 받는 조부모

류마티스의 전구증상으로는 감기몸살과 같은 근육통, 신경통 증상이 한달 이상 오래가는 경우이다. 류마티스는 수면과 같이 신체가 쉬고 있는 시간에도 면역세포가 계속해서 자신의 정상적인 세포와 관절을 공격하기 때문에 피로감과 몸살과 같은 증상을 보이고 식욕부진 등에 빠지게 된다. 작년 명절에 비해 올해 유달리 쉽게 피로해지시고 자주 눕는 증상을 보일 경우 단순한 피로나 노화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두 번째, 아침에 관절의 움직임에 불편함은 없는지 확인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관절이 붓고 뻣뻣해져 움직이기 힘들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좋아지는 현상을 조조강직이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이러한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므로 그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계속 관절을 주무르고 계시지는 않는지 확인해본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손 관절과 무릎, 팔꿈치, 발과 발목, 엉덩이 관절, 척추 등에 주로 나타난다.

세 번째, 손을 주물러보아 관절증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초기 류마티스 관절염의 중요한 증상은 손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손가락의 과사용으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 끝 마디에 자주 발생하는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바닥으로부터 가까운 마디, 즉 손가락 중간 마디와 손바닥 마디를 잘 침범한다. 부모님의 손을 주물러봤을 때 류마티스관절염에 침범된 관절은 붓기와 결절(혹)이 있으며 만지면 아프고 움직임이 점점 불편해진다. 또한 대칭적인 특징을 보여 한쪽에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 다른 한쪽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손 관절 외에도 무릎, 팔꿈치, 발과 발목, 엉덩이 관절, 척추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무릎이 부어오르고 압통이 있는 경우, 보행을 오래 하지 못하고 허리를 앞으로 구부정하게 숙이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경우 류마티스관절염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네 번째, 건강검진에서 류마티스 인자(RA factor) 양성반응이 나온 경우

내원하는 환자 중에는 아무런 류마티스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류마티스 인자 양성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류마티스에 걸렸다는 걱정을 하다가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도 많다. 하지만 건강검진에서 류마티스 인자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반드시 류마티스 질환에 노출된 것은 아니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류마티스 질환은 류마티스 인자의 존재유무와 상관없이 발병하므로 앞에서 언급한 증상의 유무가 더 중요하다. 음성일지라도 류마티스 질환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양성반응이 나온 경우 류마티스가 발병했을 때 음성인 사람에 비해 더욱 심하고 오래갈 수 있으므로 평소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글 = 오성당한의원 손인미 원장(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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