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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치과치료, 안심해도 될까?

입력 2013.12.30 00:00
  • 김인수·임플란피아치과의원 의사

임신 중이라 해서 치과 진료를 무조건 피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치아나 잇몸 질환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 효과나 치료 기간면에서 불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임신을 했을 때 태아에게 영향이 갈까 두려워 치료를 미루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임신 중이라 하더라도 깨끗한 구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태아에게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구강 관리에 특별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하물며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속설 중에는 임신하면 영양이 모두 태아에게로 가서 으레 산모의 치아가 약해진다고 믿거나 출산 한 뒤에도 한동안은 목욕이나 양치질을 하면 바람이 들어가 치아가 약해진다 하여 금기시 여겼다. 이런 결과로 특히 여성들은 충치뿐 아니라 심각한 치주 질환으로까지 이어져 출산 후 이른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치아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임신한 엄마와 배에 귀를 대고 있는 아이임신한 엄마와 배에 귀를 대고 있는 아이

임신 기간 중엔 호르몬의 변화로 평소보다 치주질환이 걸리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임신을 함으로써 생활 패턴의 달라짐으로 인한 치아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으며 자극적이고 당분이 많은 음식 섭취에 따른 충치 발생은 물론 입덧에 의한 구토로 인해 위산이 역류해 치아가 부식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임신 중에 생기는 충치나 잇몸의 부실은 임신 자체로 인한 원인 보다는 관리 소홀에 따른 치석이나 플라그가 큰 이유인 만큼 불가피하게 생긴 치주질환이라면 방치하여 악화시키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 받는 것이 좋다.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은 조기 유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치과 치료뿐 아니라 가능하면 병원 치료를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임신 중기(14~26주)에는 발치나 임플란트 등 치료 후에 소염제나 항생제 등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국소 마취 하에 진행되는 대부분의 치과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혹시라도 임신 전에 미처 못 받은 치과 치료가 있다면 이 시기에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신 말기가 되는 7개월에서 출산까지는 치과 치료 시에 어쩔 수 없이 진료의자에 누워 머리가 젖혀져야 하는 자세가 되므로 혈압 저하라든가 스트레스로 인한 조산 등의 우려가 있어서 출산 후로 미루도록 권한다.

만약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충치 치료든 잇몸 치료든 임신 전에 마무리 짓는 게 좋다. 원래 잇몸이 안 좋거나 충치가 있던 사람은 임신 중에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치과에서 쓰는 국소마취제나 납 방지복을 착용한 뒤 찍는 X-ray 등은 안정성이 검증되어 있어 안심해도 좋으나 가능하면 차후에 염려할 일은 만들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임신과 출산의 기간 동안은 아무래도 구강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 만큼 더욱 관리에 신경 써야 함은 물론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임신 중에 충치나 잇몸 질환으로 인해 치과 치료를 받게 되더라도 가능하면 임신 중기에 받도록 하자.

엄마의 치아 건강과 정신 건강이 태아의 건강을 뒷받침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치주질환 증상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일단 치과에 내원해 치과의사와 치료 시기 등을 상세한 상담을 통해 결정할 것을 권한다.

<글 = 임플란티아치과 김인수 원장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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