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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헤외 여행의 복병, ‘항공기 다리 부종’

입력 2013.08.12 11:22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부푼 마음으로 비행기를 타지만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퉁퉁 붓는 다리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일명 ‘항공기 다리 부종’이라고 불리는 이런 증상은 항공기를 이용할 때 다리를 뻗거나 자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부종이다.

지상에서는 다리를 자주 움직여 다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정맥과 림프관을 짜 주고 피를 심장으로 올려 다리가 붓는 것을 막아 준다. 하지만 비행기에서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내린 상태로 오랫동안 있게 되므로 피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여 정상인도 어느 정도 다리가 붓게 된다. 임산부는 자궁이 커져 다리의 피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 상태이므로 비행기에서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 부종이 더 심해진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하늘을 나는 비행기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다리가 붓기 쉬우며, 저린 느낌이 생길 수 있다. 심할 경우 다리를 잘 움직일 수 없거나 혈전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리에만 핏덩어리(혈전)가 있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다리 혈관에서 떨어져 폐 혈관을 막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 오래 비행할 때 주로 생기지만 3시간 정도 여행에서도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나 젊은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으며, 분만 초기 산부, 심장 질환, 말초 혈관 질환, 정맥류가 있을 때, 이전에 다리에 혈전증이 있었던 환자, 이전에 폐동맥 혈전증이 있던 환자들은 피가 잘 응고되어 혈전이 잘 생기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항공기 다리 부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하여 다리를 가능한 한 올리고, 앉은 상태로 발목과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한다. 통로 쪽 좌석을 배정받아 1시간 정도마다 복도를 걷는 것이 좋다.

정맥류가 있는 사람은 탄력 스타킹을 신는 것이 좋다. 아스피린 같은 약으로 예방 효과가 있는지 아직 연구된 바는 없으며, 비행기 여행과 관계없이 매일 복용하는 것이라면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한다. 골반 부위의 혈관에 혈전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배와 엉덩이 근육을 수축시키고(힘을 주었다 뺐다) 숨을 깊이 쉰다.

손이 부을 정도면 팔을 몇 번 위로 쭉 펴고 손을 쥐었다 폈다 한다. 술이나 흡연은 혈전증을 더 잘 일으키므로 피해야 하고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한다. 여행지에 도착해서 24시간이 지났는데도 부종이 계속된다면 혈전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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