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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식이’가 먼저? ‘운동’이 먼저?

입력 2013.07.17 00:00
  • 이상영·한의사

건강하게 날씬해지려면 음식과 운동이 조화를 이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만일 굳이 중요도를 따져야 한다면 음식이 먼저일까 운동이 먼저일까?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과 같은 이 문제에는 답이 없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이 더 효율적인 체중 감량법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련의 연구 결과는 ‘식이’ 쪽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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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비만학회 정기 모임에서 의외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학교 체육 시간이 학생들의 신체활동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영국 페닌슬라 의대 연구진이 플리머스 지역의 학교 세 곳의 7~11세 아동 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였다.

선정된 세 학교 중 한 곳은 고급 사립학교로 일주일에 약 9.2시간을 체육 과목에 배분하고 있었다. 나머지 시골학교와 도시학교의 학생들은 각각 일주일에 2.4시간, 1.7시간 체육 활동을 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세 학교의 아동들에게 활동계(ActiGraphs)를 채워 일주일 단위로 네 번씩 신체 활동량과 강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체육 시간이 많은 사립학교 아이들의 신체 활동량이나 강도가 높게 나오리라는 예상과 달리 하루 평균 활동량은 전체적으로 비슷했던 것, 차이가 있다면 사립학교 아이들은 학교에 있는 오후 3시 이전 활동량이 눈에 띄게 많았지만 다른 두 학교의 아이들은 방과 후 활동량이 확연히 늘었다는 것뿐 이었다.

다른 대학의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결과는 또 있었다. 운동량이 평균치 이상인 아동들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 건강지표의 수치를 비교한 결과, 운동량이 같아도 수치는 제각각 이었다.

즉, 활동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더 많이 움직여도 건강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말이다. 활동량이 비슷한데도 건강지표가 제각각 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두 대학의 연구진 모두 이를 ‘식이’의 차이로 결론 내렸다.

프레모어는 이번 연구결과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수치는 운동량보다는 식이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육 시간 실험의 예에서 보듯 아이들에게 스포츠클럽에 억지로 들게 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차라리 그 비용으로 학교 급식에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연구에 참가한 다른 교수는 “과도한 칼로리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하루 2시간 정도 걸어야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현대 사회에서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비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활동보다 음식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에 다이어트에 대해 많은 상담이 들어온다. 그리고 환자 각각의 문제점과 치유방안은 조금씩 다르지만, 다음의 대원칙은 모두에게 통용된다.

“올바른 다이어트, 식이가 먼저, 운동은 그다음입니다.”

<글 = 청연한방병원 이상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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