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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여성 건강의 적신호, 질 출혈

입력 2013.06.12 00:00
  • 강미지·여노피산부인과의원 전문의

# 35세 미혼 여성인 A씨는 아침에 일어나보니 팬티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평소 생리주기가 매우 규칙적이었고 생리 기간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출혈은 소량이었지만 하루종일 이어졌고,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당황한 A씨는 급한 대로 가까운 산부인과에 내원하여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초음파 검사시 자궁 내막 쪽의 혹이 의심된다며 조직검사를 권유했고, A씨는 며칠 후 검진 결과에서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생리주기가 매우 규칙적이었고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A씨는 청천벽력 같은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자궁암 검사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호르몬 약을 복용해본 적도 없고 암 가족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자궁내막암이 생긴 것일까.

빨간튜브탑드레스를입고풀밭에앉아있는여성빨간튜브탑드레스를입고풀밭에앉아있는여성

자궁내막암은 태아를 자라게 하는 자궁의 안쪽에 있는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이다. 자궁내막암은 부인암 중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가장 관계 깊은 암인데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여성답게 하며 임신과 출산에 필요하지만 안전장치인 황체호르몬의 보호 작용 없이 에스트로겐만이 작용할 경우 자궁내막은 과도한 증식을 하게 된다.

자궁내막암의 위험인자로는 비만, 당뇨, 만성 무배란성 월경, 폐경이 늦은 여성, 유방암 치료제로 타목시펜을 사용하는 경우, 폐경 후 프로제스틴을 함유하지 않는 에스트로겐 보충 요법시,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있으며 진단은 질초음파, MRI 등 영상적 검사로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

확진은 다른 부위의 암과 마찬가지로 조직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궁내막 조직검사나 자궁경을 이용하여 병변을 진단하고 조직생검(조직 생체검사)을 시행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식증은 비정상적으로 자궁내막이 증식되어 비정상 자궁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그대로 방치하면 자궁내막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질환이다.

가임 여성의 경우 무배란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에스트로겐의 지속적인 자극으로 자궁내막은 과도하게 증식된다. 그러므로 자궁내막증식증이 의심되는 경우(질출혈과 함께 질초음파상 자궁내막이 두꺼워져 있을 때), 내막암을 배제하기 위한 소파술(자궁경검사 및 자궁내막검사)을 시행하여 자궁내막의 증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에서 발생하므로 일반적인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로는 암세포가 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자궁경부암과 같은 선별검사방법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있는 경우 질초음파 등의 영상적 검사와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이상 유무를 진단하게 되는데 35세의 나이라면 비교적 초기에 발견된 경우일 수 있으므로 MRI등을 추가적으로 체크하여 수술적 치료나 약물치료를 정하는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조기 치료한 경우 치료 성적이 비교적 양호하다.

<글 = 여노피산부인과 강미지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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