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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음식을 안 먹으면 설사도 안 날까?

입력 2013.03.13 00:00
  • 민영일·내과 전문의

간혹 설사를 하던 분에게 "요즘도 설사가 나오나요?"하고 물으면 "아무것도 안 먹는데 무슨 설사가 나올게 있겠어요?"라고 당연한 것을 묻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다.

굶으면 설사는 안 나올까?

굶어도 설사가 나오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진짜 위험한 경우에 속한다.
빈 속에 설사를 하는 경우 쉽게 표현하면 창자 속에 있던 물이 아니고 살 속에 있던 물이 밖으로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 창자내 흡수가 안 되 설사가 나는 ‘삼투성 설사’

휴지가없는화장실휴지가없는화장실

설사에는 삼투성 설사라고 해서 창자내에 흡수가 안 되는 물질이 많아서 설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음식을 안 먹으면 설사가 나지 않는다. 변비가 심할 때 설사를 유도하는 약물이 대개 이 종류에 속한다. 채소를 많이 먹으면 변이 묽어지는 것도 창자 속에 섬유질이라고 하는 흡수되지 않는 물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 먹지 않아도 채네의 물이 설사로 나오는 ‘분비성 설사’

반면에 분비성 설사라고 하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먹지 않아도 체내의 물이 장으로 유입되어서 설사가 나는 것이다. 원래 사람의 소장에는 먹는 물을 위시하여, 위액, 침, 장액, 담즙 등 합하면 약 9000cc 정도의 물이 들어오지만 이것의 대부분은 도로 흡수되고 약 500cc 정도만 대장으로 유입된다. 따라서 소장에서 물이 전연 흡수가 안되면 이론적으로는 하루에 9000cc의 설사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먹지 않아도 설사가 나는 병으로 대표적인 것이 콜레라이다. 이 병에서는 먹지 않아도 한 번에 대량 설사가 나므로 몇 번만 설사를 하게 되면 이내 탈수가 되게 된다.

요는 설사는 먹지 않아도 나는 설사가 더 위험하다.

<글 = 비에비스나무병원 민영일 원장(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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