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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빙빙 도는 ‘어지럼증’, 나이 탓?

입력 2013.02.06 00:00
  • 오원석·연세오원석신경과의원 전문의

어지럼증은 전정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어지럼증의 원인들로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나이가 들면서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거나 없던 어지럼증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씀 드린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과 노화와는 어떤 관계일까요?

우리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부분을 전정신경계라고 합니다. 위에서 열거한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병들은 모두 이 전정신경계에 발생한 병입니다. 전정신경계가 노화에 의해서 약해지면 이런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병에 더 취약해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어지럼증어지럼증

첫째로 전정신경계의 노화는 우선 외부 자극에 대해서 반응하는 평형감각 자체의 약화를 초래합니다. 회전 감각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의 기능도 약해져서 약간의 회전성 자극에도 쉽게 어지럼증이 생기게 됩니다.

둘째로 어지럼증이 생겼을 때 이를 극복하는 전정 보상 기능이라는 것이 있는데 노화에 의해서 이런 보상기능이 약해집니다. 전정 보상 기능은 회전성 자극 또는 중력에 의한 자극이 뇌에 전달되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즉, 어지럼증을 이기는 신체의 자율조절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서있는 바닥이 기울어져 있으면 우리 몸을 반대로 기울여서 중심을 잡는 것도 전정보상기능의 하나입니다. 노화에 의해서 이러한 전정 보상기능이 약해지면 비틀 비틀거리는 듯한 어지럼증이 생깁니다.

셋째로 시력의 약화, 시각 반응의 약화에 의해서도 균형을 잡는 기능이 나빠집니다. 우리 몸의 중심을 잡는 많은 기능들 중에서도 시각 정보에 의지하여 조정하는 기능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우리가 빙글 빙글 도는 물체를 오래 쳐다보고 있으면 어지럼증이 생기는 것도 시각 자극에 의한 평형기능의 교란에 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노화에 의해서 시력이 저하되고 시각반응이 약해지면 어지럼증을 이기는 힘이 약해지게 됩니다.

넷째로 노화에 따른 팔다리의 근력 약화와 감각의 저하가 균형을 잡는 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쉽게 발생합니다.

어지럼증은 우리 몸의 여러 가지 기능이 조화롭게 조절되어야만 극복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인성 어지럼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전정기능 자체에 대한 평가와 치료뿐 아니라 노화에 따른 다양한 변화들을 같이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뇌혈관 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어지럼증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잊으면 안됩니다.

<글= 연세오원석신경과의원 오원석 원장(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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