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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감정의 롤러코스터, 조울증

입력 2013.01.10 17:00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울증을 앓고 있거나 과거에 앓은 적이 있다고 고백하는 연예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쁨과 슬픔의 극단을 오가는 감정으로 인해 ‘드라마틱’해 보이기까지 하는 조울증. 그러나 분명히 조울증을 앓는 당사자들에게는 극심한 고통을 안기는 ‘질병’이다.

조울증은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질환을 말하며 양극성 우울증이라고도 한다. 조울증의 원인은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생물학적, 유전적, 사회 심리적 원인이 있다. 이 원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조울증이 생기게 된다.

조울증의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우선 중추 신경계에서의 생화학 물질 변화, 조절 기능의 변화, 수면 리듬의 이상이나 계절의 변화, 뇌의 구조물 이상 등이 있다. 일반인이 조울증이 나타날 가능성은 1% 이하이며 유전적 요인은 우울증에 비하여 더 관계가 깊다.

조울증조울증

변덕이 심한 성격이나 항상 기분이 들떠 있는 사람은 조울증에 걸리기 쉬우며 정신 분석학적으로는 우울증을 부정하려는 심리가 오히려 조증을 유발한다고 한다. 그 밖의 원인은 우울증의 원인과 동일하다.

◆ 조증 시기, 과장된 자존심 보여

조증이라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대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1주간(만약 입원이 필요하면 기간과 상관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다음의 일곱 가지 증상 중 세 가지 이상이 지속되며, 심각한 정도로 나타나야 한다.

- 팽창된 자존심이나 심하게 과장된 자신감이 있다.
- 수면에 대한 욕구가 감소한다. 예를 들면 단 3시간의 수면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을 한다.
- 사고가 비약되거나 연달아 일어나는 주관적인 경험을 한다.
- 주의가 산만해진다. 중요하지 않거나 관계없는 외적 자극에 매우 쉽게 주의가 집중된다.
-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사회적, 성적 활동과 같이 목표 지향적 활동이 증가하거나 정신 운동성 초조가 나타난다.
- 흥청망청 물건 사기, 무분별한 성행위, 어리석은 사업 투자 등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쾌락적 활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

◆ 울증 시기, 식욕 부진과 불면 호소

다음 아홉 가지 증상 중에서 다섯 가지 또는 그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될 때 우울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 흥미나 즐거움의 저하
- 식욕 부진이나 체중 감소 혹은 식욕이나 체중 증가
- 불면이나 수면 과다
- 정신 운동성 초조나 지체
- 피로감이나 기력 상실
- 가치감 상실이나 지나친 죄책감
- 사고력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자살 사고, 자살 기도 

◆ 조울증은 어떻게 치료할까? 

1. 약물 치료

조울증은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되므로 약물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조증이나 우울증에서 이용되는 치료 약물은 증상을 치료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재발이 잦으므로 이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환자나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

2. 정신 치료

조울증으로 인한 2차적 장애 방지와 원인 해결,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및 사회 적응을 위해 정신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입원 혹은 외래치료로 이루어지며 가벼운 우울증이나 경조증에서도 정신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 FAQ로 알아보는 조울증

Q. 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꼭 입원이 필요한가? 

A.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가벼운 우울증 시기나 경조증의 시기는 자주 상태를 평가하면서 외래 치료를 할 수 있다. 개인별로 자세한 신경정신과적 평가가 필요하다. 제일 중요한 입원의 기준은 자신과 타인에 대하여 해를 끼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조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의 말과 같은 외부의 자극에 예민하기 때문에 난폭해지기 쉬워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경제적으로 씀씀이가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큰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조증 삽화 기간에 성적으로 문란해지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환자의 안전을 위하여 입원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

조증이 심할 경우에는 환청과 망상이 있을 수 있고, 현실감을 일시적으로 상실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입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진단을 위해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과거에 증상의 진행이 아주 빨랐던 경우, 일상적 지지 체계가 붕괴된 경우 등이 입원이 필요한 경우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신경정신과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Q. 신체 리듬이 조울증의 발병과 연관이 있나? 

A.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바이오리듬과 생체리듬에는 차이가 있다. 생체리듬이라는 것은 수면 주기, 낮과 밤의 변화에 따른 신체적응도, 호르몬의 변화 등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조울증 환자의 생체리듬에서 하루 중 기분의 변화, 수면시기의 변화, 조울증이 빛에 민감한 점 등을 보고 조울증 환자의 유전적 결함은 일주기 리듬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Q. 약은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며, 중독의 위험은 없나?

A. 개인의 상태, 즉 질병의 경과, 재발의 빈도, 발병 시 증상의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한번 조울증이 발병한 경우는 1~3년 정도 약을 복용하다가 끊는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3번 이상 재발한 경우는 무한정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2번 재발한 경우는 이론이 많다. 재발 간격이 멀고 재발 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수년간 약물을 지속하다가 중단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약을 중단할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 약물을 중단하다가 재발하면 그 약물에 대한 반응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약물 중단은 주치의와 자세히 상담해야 한다. 

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중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분조절제나 항우울제는 습관성이 없기 때문에 중독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런 약들은 마약이나 환각제와는 다르다. 다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진정제(항불안제)는 과량으로 오랜 기간 사용하게 되면 습관이나 남용의 가능성이 있으나, 이런 약물들은 초기에만 잠시 사용할 뿐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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