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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방치하면 큰일 난다

입력 2012.09.19 00:00
  • 김승진·센트럴흉부외과의원 전문의

심장 박동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뛰지 않는 현상을 ‘부정맥’이라고 합니다. 부정맥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상당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일부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장은 산소와 영양분을 포함한 혈액을 온몸 안에 구석구석 가게 해주는 펌프입니다. 이 펌프는 전기 자극에 의해 작동됩니다. 우심방에 있는 동방결절이라는 곳에서 전기 자극을 만들어 0.2초 동안 심장 안의 전기길을 따라 심장 전체에 그 신호가 전달되어 순서에 따라 펌프가 작동됩니다. 심방이 먼저 오므렸다 펴면 곧바로 심실이 좀 더 큰 운동으로 박동하여 피를 온몸으로 보냅니다.

심장의 박동은 손목 부분에서 맥박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맥박이 정상적으로 뛰는 범위는 1분에 60~100번입니다. 이 심장 전기 시스템의 이상으로 심장이 100번 이상 뛸 수도 있고 반대로 60번 이하로 뛰기도 하며 때로는 심박동수는 정상범위 내에 있으나 아주 불규칙하게 뛰기도 합니다.

부정맥의 종류에 대해 살펴볼까요?
흥분하거나 숨이 찰 때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심하게 맥박이 뛸 수 있는데 이를 동빈맥이라 합니다. 잘 때 덜 뛰는 것은 부교감신경 작용에 의한 동서맥으로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맥박이 규칙적으로 뛰다가 한 박자씩 쉬는 것을 조기박동이라고 합니다. 조기박동이 있는 환자들은 흔히 '심장이 건너뛴다' '벌렁거린다' '덜컹하는 기분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이것은 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과음했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장판막질환이나 협심증 등 심장에 이상이 있을 때 조기박동이 올 수 있으며 이는 즉시 치료해야 합니다.

심장심장

동방결절이 고장 나거나 전기가 지나가는 길에 장애물이 생겨 맥박이 분당 60회 이하로 뛰는 현상을 서맥이라고 합니다. 그대로 놔두면 어지럼증, 무기력증이 심해지다가 졸도하여 뇌진탕, 심장마비로 숨질 수 있습니다.

서맥과는 반대로 맥박이 분당 100번 이상 뛰는 현상을 빈맥이라고 합니다. 심방빈맥일 때 심방은 1분에 400번 이상 부르르 떨게 되고, 그 밑의 심실은 분당 100~200번 뛰게 됩니다. 이는 심방의 동방결절이 아닌 곳에서도 심장전기신호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상심실성 빈맥도 비슷한 원리로 심실 위에서 발생하는 빈맥인데, 이를 방치하면 심방에 핏덩어리가 고여 치명적인 뇌혈관경색증(중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장판막에 문제가 있는 질환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심실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심실성 빈맥도 있습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아주 위험해서 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정맥으로 인한 사고 예방은 아주 중요합니다. 40대 이상은 심장질환이 의심되면 반드시 심전도 검사와 가슴엑스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또 집안에 누군가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화병으로 숨진 사람이 있거나 최근 기절, 순간적 흉통, 목 부위의 불쾌감,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있었을 때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부정맥은 발생하지 않을 때 심전도를 찍으면 정상으로 나타나므로 24시간 계속 심전도를 추적하는 홀터모니터 등의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증세가 있을 때 바로 심전도를 찍는 것이 부정맥의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부정맥의 치료는 원인질환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병원의 지시 사항을 잘 따르는 것도 중요하며, 스스로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소식하고, 하루에 20분씩 가볍게 산책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단 추운 아침 시간에 산책하는 것은 피하고, 날이 추울 때는 집안에서 러닝머신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과 야채를 많이 섭취하고 비타민제와 녹차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되며, 명상도 좋습니다.

센트럴흉부외과 원장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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