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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암보다 무서운 치매, 예방법?

입력 2012.07.31 17:11
  • 김경옥·의학전문기자

"아내는 49세의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치매 판정을 받았습니다. 건망증과 우울증이 단순한 갱년기증상인 줄만 알았고 방치한 탓에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치매가 악화되어 지능이 7~8세 수준까지 내려갔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장기요양 1등급, 지체장애 2급 치매환자인 81세 아내를 14년 동안 병간호하면서 치매는 암보다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지기능 상실로 언어와 행동 등 모든 것을 빼앗고 갓난아이로 만드는 무정한 병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밤 10시인 지금, 오늘의 마지막 일과인 운동마사지, 기저귀 갈기, 자세 바꾸기를 마쳤습니다"

치매로 고통받는 가족이 늘고 있다. 이런 치매환자 증가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에 걸리기 쉬운 노인인구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머리가백발인여자노인이소파에앉아있는모습머리가백발인여자노인이소파에앉아있는모습

'치매(dementia)'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치매는 정상적인 지적 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의 지적 기능이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치매란 특정한 질병을 지칭하는 진단명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질환들에 의해서 나타나는 하나의 증후군(증상복합체)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70여 가지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과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가 있으며, 이 둘이 전체 치매의 약 70~80%를 차지한다. 그 외에도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두부 외상, 헌팅톤병, 픽병 등이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들이다.

치매의 증상은 원인 질환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가벼운 기억장애부터 인격장애, 성격의 변화와 비정상적인 행동들 등으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기로 접어들면 지적 기능이 유치원생 수준이 되고, 말기에는 3~4세 수준으로 내려가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된다.

특히, 치매는 발병시기,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가 치매를 의심할 정도면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평소 예방이 중요하다.

다음은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치매 예방관리 10대 수칙’이다.

1. 손과 입을 바쁘게 움직여라 - 손과 입은 가장 효율적으로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장치다. 손놀림을 많이 하고, 음식을 꼭꼭 많이 씹자.

2. 머리를 써라 - 활발한 두뇌 활동은 치매 발병과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호전시킨다. 두뇌가 활발히 움직이도록 기억하고 배우는 습관을 가지자.

3. 담배는 당신의 뇌도 태운다 - 흡연은 만병의 근원으로 뇌 건강에 해롭다. 담배를 피우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안 피우는 경우에 비해 1.5배나 높다.

4. 과도한 음주는 당신의 뇌를 삼킨다 - 과도한 음주는 뇌세포를 파괴시켜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치매의 원인인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5. 건강한 식습관이 건강한 뇌를 만든다 - 짜고 매운 음식은 치매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현대인들의 입맛은 짜고 매운 음식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조금 싱겁게 먹는 습관을 가지자. 신선한 야채와 과일, 특히 호두, 잣 등 견과류는 뇌 기능에 좋으므로 이러한 식품을 적당히 섭취하자.

6. 몸을 움직여야 뇌도 건강하다 - 적절한 운동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좋다. 적절한 운동은 치매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예방하고 증상을 호전시킨다. 일주일에 2회 이상, 30분이 넘게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자.

7.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자 - 우울증이 있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나 높아진다. 봉사활동이나 취미활동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혼자 있지 말고 사람들과 어울려 우울증과 외로움을 피하자.

8. 치매가 의심되면 보건소에 가자 - 60세 이상 노인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 조기검진을 받을 수 있다. 치매가 의심되면 가까운 보건소에 가서 상담을 받자.

9. 치매에 걸리면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자 - 치매 초기에는 치료 가능성이 높고, 중증으로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치매는 가능한 빨리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10. 치매 치료·관리는 꾸준히 하자 - 치매 치료의 효과가 금방 눈에 안 보인다 할지라도 치료 및 관리를 안 하고 방치하면 뇌가 망가져 돌이킬 수 없다. 꾸준히 관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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