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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가정의 달, 부모님께 '건강검진' 선물 어떠세요? (1)

입력 2012.05.10 00:00
  • 이승화·성남시의료원 전문의

달력을 보니 5월은 기념일도 참 많습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자동차의 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기념일이 많은 만큼 챙겨야 할 분들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전하는 ‘어버지 날’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올해는 부모님에게 건강검진을 챙겨드리는 어떨까요? 이미 어버이날은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할 선물을 챙겨드리지 못했다면, 값비싼 명품보다 더 실용적이고 좋아하실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건강검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중장년층 이상 고령의 부모님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만한 검사 항목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건강검진

부부부부

건강검진(健康檢診)을 단어 그대로 풀이하자면 몸을 튼튼(健)하고, 편안(康)하게 하기 위해, 검사(檢)하고, 진찰(診)하는 것을 말합니다.

건강검진은 국가검진, 직장검진, 생애전환기검진, 영유아검진, 학생검진, VIP검진, 질병특화검진 등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하나하나를 자세히 알 필요는 없습니다. 머리만 아프죠.
건강검진의 목적에 맞게 검진을 분류하면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검진의 분류>
① 질병예방검진 - 수많은 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특히 만성질환 위주)에 대한 검진.
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빈혈, 신부전 등 
② 암검진 – 수많은 암 중에서 대표적인 암에 대한 검진.
예)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폐암 등

2. 부모님 설득하는 방법 (=부모님이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자식들이 건강검진을 권유한다 한들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하면 검사 조차 받을 수 없습니다. 아래의 대화를 한번 볼까요.

자식 : 아버지, 제가 저희 집근처 oo대학병원의 건강검진을 예약해놨는데 받으러 가세요.
아버지 : 됐다. 살면 얼마나 더 산다고. 지금 모내기도 해야 하고 바빠서 갈 시간도 없다.
자식 : 일은 동네 친구분께 부탁 하시던지 아님 일꾼들에게 좀 맡기면 되잖아요. 검진 꼭 받으러 같이 가요. 이 참에 저희 집에서 며칠 쉬시고, 손자도 보고 하면 좋잖아요.
아버지 : 어허 됐다니까!!
자식 : …

이처럼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이 검진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나이가 들수록 암의 발생확률이 높아짐
②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질환(특히 만성질환)의 발생도 증가함
③ 모든 질환은 초기에 발견할수록 치료가 용이함
(치료기간도 짧아지고, 효과적인 치료도 가능하며, 궁극적으로는 비용도 절감됨)
④ 의학기술 발전으로 인하여 최근에는 설사 암이라 하더라도 조기발견 시 완치도 가능
⑤ 조기암의 단계를 넘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됐다 하더라도 빨리 발견할수록 생존율이 높아짐

이런 이유들로 설득하시면 아마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납득하시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납득 안하신다고요? 제게 이메일 보내주세요. 제가 해결해드리겠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건강검진 각 항목들을 설명하기 전에 당부 말씀을 드리자면,
1. 부모님에게 필요한 건강검진 항목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당 검진이 부모님들만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2. 비롯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검사항목이 포함이 되어 있더라도 아직 해당 검사방법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는 것도 일부 있습니다.
3. 너무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하다 보면 이 내용으로도 책 한권 분량이 나옵니다. 지면 관계상 또 독자 여러분들의 시간 관계상 요점만 핵심적으로 강조하다보니 내용이 일부 생략되어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그럼 여러분들이 상기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셨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각 항목에 대해서 다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칼럼(1)에서는 위암, 간암, 대장암, 폐암에 대해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3. 건강검진 항목에 대한 설명 - ‘암’과 관련된 검진

1) 위암
2011년도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전체 암 중 위암은 2위에 해당되며, 남성 중에서는 1위, 여성에서는 4위에 해당하는 암입니다. 연령대별로는 봤을 때 40대 이하는 드물고, 60대가 28.9%로 가장 많으며, 70대가 24.2%, 50대가 21.8%의 순으로 발병합니다. 검진기관에서 주로 이용하는 검사법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위조영술
② 위내시경

위조영술과위내시경위조영술과위내시경

◆ 도움이 될만한 팁
① 부모님들에게 가급적이면 위장조영술보다는 위내시경 검사를 받게 하세요. 위장조영술은 위내시경보다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특히 병변이 발견된 경우는 위내시경 검사를 추가로 또 받아야 하는 번거러움이 있습니다.
② 위내시경 검사도 가급적이면 수면으로 받게 하세요. 일반 검사를 받을 때 구역질로 인하여 많이 고통스러워서 다음 내시경 검사 자체를 거부하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③ 관상동맥질환, 뇌질환 등으로 항혈전제를 복용하시는 경우 검사 전에 반드시 해당 약을 처방하고 있는 주치의와 상담하시길 바랍니다. 대개의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경우에 따라 출혈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상의 후 투약 중지 또는 계속 여부를 파악하세요.
④ 검사간격은 대부분 1~2년을 간격으로 받습니다. 하지만 고위험군(위암의 가족력, 위암수술 환자, 장상피화생위염이 심한 경우)인 경우는 부모님에게 해당 주치의 선생님과 꼭 상의를 해보고 필요하다면 더 짧은 간격(3~6개월)으로 받게 하세요.

2) 간암
최근 B형 간염보균자도 감소해 간암의 발생률도 감소 추세지만 아직도 간암은 우리나라의 흔한 암 중의 하나입니다. 전체 암 순위 중 간암은 5위를 차지했으며 남성 중에선 4위, 여성 중에선 6위를 차지했습니다. 검진기관에서 주로 이용하는 검사법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간초음파
② 복부 CT

간초음파와복부CT간초음파와복부CT

③ AFP 검사(혈액을 통해)

◆ 도움이 될만한 팁
① 일반적인 부모님들의 경우는 간암에 대해서 특별한 검사를 받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② 하지만 부모님이 고위험군(B형간염보균자, C형간염 보균자, 만성음주자, 간경변환자, 간암의 가족력 등)에 해당한다면 해당 검사를 받게 하세요.
③ 보통은 간초음파 검사와 혈액을 채취한 AFP검사를 같이 하게 됩니다.
④ 드물게 복부 CT가 간암검사 항목으로 포함된 경우가 있는데, 어디까지나 초음파 검사가 간에 대한 검사의 1차 검사입니다. 하지만 초음파에서 유소견(병변이 있는 경우)이 있거나 관찰이 어려운 경우에는 CT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⑤ 검진도 검진이지만 부모님들에게 금주 내지 절주를 권해주시고, 가급적이면 한약을 먹지 못하게 해주세요. 어르신들은 가끔 보면 간에 좋다고 녹즙이며 한약이며 이것저것을 먹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되는데 오히려 간에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대장암
소위 ‘선진국형 암’으로 경제수준이 발전할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암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그 발생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체 암 중 3위로 남성 중에선 2위, 여성 중에선 3위를 차지했습니다. 검진기관에서 주로 이용하는 검사법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대변검사(분변잠혈검사)
② 대장조영술
③ 대장내시경

대장조영술과대장내시경대장조영술과대장내시경

④ CT 대장내시경

CT대장내시경CT대장내시경

◆ 도움이 될만한 팁
① 앞의 위암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가급적이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게 하세요.
② 대변검사는 제일 간편하고 비용도 저렴하지만 검사의 정밀도가 극히 떨어집니다. 대장조영술은 그보다는 낫지만 이 역시 대장내시경에 비해서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더군다나 대변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있거나 대장조영술에서 이상소견이 있는 경우 재차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③ 대장암은 대장용종에서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의 장점이 또 하나 부각되는데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검진 방법 중 유일하게 대장용종을 제거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 대장암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④ CT 대장내시경은 정확도는 대장내시경에 뒤지지 않으나 이 역시 장검사 전에 약을 복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 용종이 있어도 제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재차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같습니다.
⑤ 위내시경과 마찬가지로 가급적이면 부모님들에게 수면으로 검사를 받게 예약하세요. 검사를 너무 힘들게 받으면 다음번에는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⑥ 너무 자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정상이라면 보통 5년 후에 검사를 받으면 됩니다. 외국에서는 10년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검사비용이 저렴하고, 비교적 검사를 하기 쉬운 국내에서는 5년 정도가 적합하리라 생각됩니다. 단, 이전 검사에서 용종이 있었거나, 장정결이 불충분한 경우는 이보다 짧은 기간 후에 검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4) 폐암
우리나라는 아직도 흡연자가 많아 폐암의 발생률이 높습니다. 폐암은 일반적인 흉부방사선 촬영으로는 조기에 암을 발견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아직까지는 검진방법이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필자의 입장에서도 특정한 검진방법을 추천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체 암 중 4위를 차지했으며 남성 중에선 3위, 여성 중에선 5위를 차지했습니다. 검진기관에서 주로 이용하는 검사법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흉부방사선 촬영
② CEA 검사(혈액을 통해)
③ 기관지내시경

흉부방사선과기관지내시경흉부방사선과기관지내시경

④ 저선량 흉부 CT

저선량흉부CT저선량흉부CT

◆ 도움이 될만한 팁
① 앞에서도 말했지만 폐암은 아직 명확히 정립된 암검진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특정 검사법을 추천하기에 조심스럽습니다.
② 하지만 만약에 필자에게 ‘ 당신은 부모님에게 어떠한 검사법으로 폐암을 검진 받게 하겠냐’라고 묻는다면 필자는 ‘저선량 흉부 CT로 하겠습니다’라고 답하겠습니다.
③ 특히 폐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을 많이 하시는 경우는 상기 검사법으로 부모님에게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④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검진을 받기 앞서 부모님에게 금연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금연상담과 치료를 해주고 있으며, 국립암센터에도 무료로 금연콜센터(http://quitline.hp.go.kr, 1544-9030)를 운영하고 있으니 부모님에게 소개해드리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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