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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와 가족이 더 행복해지는 ‘생활 지침’ 알려드려요!

입력 2012.04.20 14:50
  • 이현주·의학전문기자

# 1. 3년 전 위암 판정을 받은 이연희(가명, 59세, 女)씨는 “병원에서는 치료가 종료된 뒤 집에 가서 ‘잘 살다가 오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가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암 환자가 되면 정말 여기저기서 “뭐 먹으면 좋다”더라 등의 얘기가 쏟아지면서 정보의 홍수에 빠지게 되는데, 올바른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 2. 2011년 진행성 유방암 선고를 받고 현재 수술 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김혜영(가명, 44세, 女)씨는 처음 암 선고를 받았을 때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에 있는 암 관련 카페에 가입해 마음을 달래보려고 했지만, 분위기도 우울하고 잘못된 정보도 많아 요즘은 아예 발길을 끊었다. 그녀는 “암을 진단받고 나서 한 달 동안이 가장 힘들다”며 “이 때 환우들에게 지침이 될 만한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많은 암환우들이 이처럼 치료 외적인 ‘생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정작 암 생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암 환자들의 생활법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여성암 환우들의 경우 암 치료과정에서 급격한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곤 한다. 때론 배우자가 무심코 던지는 작은 말 한마디에서 그간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듯한 상처를 받는 일도 허다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암환우의 곁에서 치유와 재활에 도움이 되는 길라잡이 책이 한 권 출간됐다.

암치유생활백과암치유생활백과

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가 주축이 돼 펴 낸 <암치유생활백과>는 암 환우들과 가족들이 겪어야 할 힘겨운 투병 과정에서 기꺼이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암 치료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생기기 마련인 각종 증상들의 관리법은 물론, 암환우의 직장 복귀 문제, 일러스트를 곁들인 상세한 운동법, 스트레스 관리, 가족과의 대화법 등, 그간의 암 관련 서적에서 다루고 있지 않았던 시시콜콜한 생활 문제까지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화법에 관한 조언을 살펴보자.
첫째,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정확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사용하라는 것. ‘힘들어’같은 애매모호한 단어보다는 ‘상처받았어’, ‘화났어’ 등이 낫다고 한다. 둘째, 수식어 등을 활용해 느낌의 깊이나 기간을 충분히 설명하라는 것. 이를테면 ‘오늘 하루 종일 걱정됐어’ 라는 식이다.

또한 요즘 주목받고 있는 통합보완요법에 대해서도 충분히 다루고 있다. 차(茶) 요법 시 녹차를 장기 복용할 경우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해야 된다든가, 아로마요법을 할 땐 림프절 연결 부위의 마사지는 삼가라는 등 각 요법별로 주의해야 할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암 치료 중에,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아울러 각 파트의 마지막엔 먼저 암을 극복한 선배들의 수기를 실어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

조주희 삼성암교육센터 교수는 “암 환자가 치료 이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고 싶었다”며 “증상별로 환자가 알고 실행해야 할 부분과 보호자가 도와줘야 할 부분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의 곁에서 편안한 친구 같은 도우미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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