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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있는 부모님, 기억력 왜 떨어지나 봤더니…

입력 2012.03.05 18:28
  • 이현주·의학전문기자

깜박깜박 기억력이 떨어지는 연로한 부모님이 계신다면 한번쯤 잠자리를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흔히 '코골이'로 알고 있는 수면무호흡증이 노인 기억력 저하의 한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증이 노인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 병원 수면클리닉에 내원하는 60세 이상 노인 6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대상자를 수면모호흡증의 정도에 따라 세 그룹(정상군, 경도-중등도군, 중증군)으로 나눈 뒤 인지 기능의 세부 영역을 평가하는 신경심리 검사를 진행한 결과, 기억력을 평가하는 ‘단어목록지연회상검사’에서 중증 수면무호흡군이 정상군 및 경도-중등도군에 비해 기억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어진 10개의 단어 목록에 대한 5분 후 기억력을 테스트하는 이 검사에서 정상군은 7.2개, 경도-중등도군은 7.4개를, 중증 수면무호흡군은 6.1개 밖에 기억하지 못했다.

또한 중증 수면무호흡군은 실행 기능을 평가하는 ‘길만들기검사’에서도 다른 군에 비해 많은 오류를 기록했다. 이 검사에서 정상군과 경도-중등도 수면무호흡군은 각각 0.8개, 1.1개의 오류를 나타냈으나 중증 수면무호흡군은 2.1개의 오류를 나타냈다.

수면수면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 정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불면증과 주간 졸음증 등 수면 장애의 원인이 된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시 저산소증을 발생시켜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60세 이상 노인 37.9%에서 중등도 수준의 수면무호흡증이 발견될 정도로 노년층에 있어 매우 흔한 질환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이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되는 것을 새롭게 확인했으며, 이는 나아가 경도 인지장애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인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60세 이상 노인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양압기, 구강내장치, 수술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노인학회지(Journal of American Geriatric Society, JAGS)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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