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헬시라이프

아파도 참다가 병 키우는 노인들 알고보니…

입력 2012.02.20 17:24
  • 이현주·의학전문기자

아파도 참거나 쉬쉬하는 노인들이 많은 이유는 결국 자녀들의 진료비 부담 때문임을 짐작케 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특별시 북부병원이 2011년 한해 동안 병원을 이용한 노인 환자 12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자녀들이(78%) 진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다음으로 배우자 (15%), 본인(8%) 순이었다. 

노인환자가 입원치료를 위해 한 달간 부담하는 진료비는 약 70만원이었며, 1인당 간병비용은 공동간병인 이용의 경우 월 75만원, 일대일 간병인 이용 시에는 월 180만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휠체어휠체어

노인환자들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기간은 재활의학과 80.4일, 신경과 74.2일, 정신과 62.7일, 내과 47.7일, 가정의학과 23.8일로로 조사돼, 평균 50.9일 이상 투병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재원일수가 가장 긴 진료과는 재활의학과로, 뇌졸중이나 뇌경색 등으로 인해 장기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많아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조사 대상 노인 중 당뇨,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3개 이상 복합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은 54.7%(705명)를 차지했다. 입원치료 후 가정으로 복귀하는 경우는 약 32%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노인들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전원돼 또 다시 병원신세를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북부병원 가정의학과 전재우 과장은 “노인들은 진료비 부담을 자녀가 대납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건강에 이상 징후가 발생해도 곧바로 병원을 찾기보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자가 처방으로 약국에서 일반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오히려 병을 더 키워 진료비를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초기에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 과장은 “복합질환을 갖고 있는 노인들의 경우, 여러 곳의 병∙의원이나 약국 등을 찾아다니며 약을 처방받거나 복용하는 일이 많아 약물의 중복투여나 오남용의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며 “노인 환자들은 본인이 평소에 복용중인 약 이름 정도는 기억하거나 적어두는 것이 필요하며, 다른 건강문제로 진료를 볼 때에도 의사에게 확인시켜 줘야 약물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