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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여성의 순결에 대한 잘못된 상식

입력 2012.02.01 00:00
  • 이영진·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 전문의
궁금증궁금증

Q. 항정자항체 반응 검사로 처녀성을 알 수 있다?

A. ‘성관계 시 상대 남성이 콘돔으로 피임 했을 경우 항정자항체 검사로 성관계 유무를 알 수 있나요?’ ’항정자항체 검사를 하게 되면 여성의 성관계 횟수를 알 수 있나요?’

최근 항정자항체 검사에 대한 질문이 많다. 떠도는 인터넷 정보에서는 항정자항체 검사로 여성의 처녀성을 감별할 수 있으며, 여성의 성관계 횟수를 알 수 있는 것이 의학적 진실인 듯 퍼지고 있지만, 전혀 사실 무근의 괴담이다.

항정자항체 반응 검사는 불임검사의 한 종류이다. 정자에 대한 항체가 있는 경우는 불임에 대한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증가하기 때문에 불임이 있는 경우나 임신하기 전 검사로 시행될 수 있다.

보통 불임부부들의 약 9~12.8%에서 항정자항체가 발견되고, 정상적으로 아이를 가진 부부들에게는 약 1~2.5%정도에서 항정자항체가 발견된다고 한다. 이 항정자항체는 주로 남성과 여성의 혈액에 존재하는데, 남성에게서는 정액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액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항정자항체의 역가가 높으면 임신이 잘 안될 수도 있지만, 낮은 역가의 항정자항체의 경우 임신에 별 영향이 없다. 그러나 아주 높은 항정자항체를 부부 중 한명이 가지고 있다면 임신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항정자항체가 많으면 정액에 혹은 자궁경부액에 항정자항체의 수가 많고, 이것이 정자의 정상적인 주행을 방해하고 난자와 수정까지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불임검사의 한종류인 항정자항체 반응 검사로 처녀성을 감별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며, 의학적으로도 맞지 않다.

Q. 첫 경험에서 출혈이 없으면 처녀가 아니다?

A. 남녀가 처음 관계를 가질 때 처녀막에서 출혈이 있어야 첫 성관계가 입증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모든 여성들에게 처녀막이 있진 않으며 무조건 첫 성관계 때 처녀막이 파열되어 출혈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 처녀막은 여성의 성기 중 외음부의 소음순과 질의 경계를 이루는 얇은 막을 의미하는데, 가운데 작은 질 구멍이 있어 그 주변을 원형으로 싸고 있다. 그 크기나 탄력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첫 경험을 한다고 해서 꼭 출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처녀막이 있는 여성의 1/3에게는 첫 성관계에서도 출혈이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나 오토바이, 승마, 심한 운동, 자위 등으로도 본인도 모르게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선천적으로 신축성이 뛰어나 찢어지기 어려운 처녀막 형태일 수도 있다.

또 첨단의술의 발달로 처녀막은 얼마든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출혈 증상 하나만으로 여성의 처녀성을 논하는 것을 잘못된 판단이다. 처녀막에 집착하는 것보다 첫날밤 사랑의 진실성으로서 본인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것임을 기억하자.

대구코넬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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