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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혀 아래 삽입하여 코골이 치료하는 기기 등장

입력 2012.01.26 16:47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혀 아래에 삽입하는 작은 장치 하나로 코골이의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모른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혀 근육 조절 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를 혀 아래 삽입하여 코골이의 주원인 중 하나인 수면 무호흡증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하 신경 자극 시스템(Hypoglossal Nerve Stimulation System)이라 명명된 이 장치는 수면 중에만 작동하며 리모콘을 이용해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코골이 환자의 60%는 기도 뒤로 넘어간 혀와 식도 주위의 연조직이 기도를 지나는 공기에 의해 진동하여 발생하는 혀-코골이 환자(tongue-snorer, 목구멍 뒤로 위치하는 혀가 코골이의 원인인 경우에 사용하는 용어임)이다. 이 같은 증상이 심해질 경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으로 발전할 수 있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반복적으로 코와 목을 포함하는 상기도의 어느 한 부분 또는 여러 부분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남성의 4~5%, 여성의 2~3%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골이_잠을자는남녀코골이_잠을자는남녀

기도 뒤로 넘어간 혀와 식도 연조직은 식도를 막아 산소를 차단한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심장마비, 뇌졸중, 고혈압, 피로감, 체중 증가를 포함하는 다양한 질병의 위험 요소이다.

현재까지는 코 마스크를 통해 적정한 압력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를 열어 놓는 지속적 기도양압술(CPAP,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이 수면 무호흡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코 마스크 착용을 기피하고 있으며 한 조사에 따르면 마스크를 가진 환자의 절반 만이 정기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하 신경 자극 시스템은 혀 근육을 즉시 수축시켜 기도 뒤로 넘어간 혀를 앞으로 당길 뿐 아니라 연조직을 조절하여 기도를 연다. 이 시스템은 혀 아래쪽 신경(설하신경) 옆에 삽입하는 작은 전극과 가슴에 삽입되는 심박 조율기 크기의 발전기, 피부 밑을 통해 전극과 발전기를 연결하는 와이어와 식도의 공기압 변화를 감지하여 호흡을 관찰하는 작은 센서 와이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기도 내 압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 센서 와이어가 이를 감지하여 전극에 신호를 보내고 전극은 혀 근육을 자극하여 혀와 연조직을 기도에서 빼냄으로써 호흡을 정상으로 되돌린다.

호주 찰스 가이드너경 병원(Sir Charles Gairdner Hospital)의 연구팀은 다양한 정도의 수면 무호흡증을 가진 43세에서 63세까지의 환자 21명에게 이 장치를 삽입한 후 6개월 동안 효과를 관찰하였다. 장치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수면 무호흡증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하는 무호흡지수(Apnea Hypopnea Index)가 사용되었다.

실험결과, 환자들의 무호흡지수가 43에서 19.5로 감소했으며 주간 졸림증(Daytime sleepiness) 비율이 3분의 1 감소했다. 또한 환자들은 수면 무호흡증 개선으로 인해 삶의 질은 50% 증가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 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된 한 실험은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동 장치가 수면 중 공기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소식은 영국 데일리메일(DailyMail)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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