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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조산 기미가 보인다면 스테로이드가 해결책?

입력 2011.12.20 00:00
  • 황태영·오즈산부인과의원 전문의

임신 23주 전에 조산 할 위험성이 있는 임산부에게 스테로이드를 주는 것은 태아의 생존 기회를 높여주고 뇌 손상과 같은 심각한 발달문제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현재의 지침은 임신 24~34주 사이에 출산할 위험이 있는 여성에게 스테로이드를 복용할 것을 권하지만, 24주 전 조산할 기미가 있는 경우에 대한 대처방법은 없다.

버밍햄 알라바마 대학 신생아 학과장 월리 카를로(Wally Carlo)박사는 “23주 전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태아의 사망 및 주요 발달 문제의 위험성을 감소시킨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는 23개의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중 22~25주 사이 태어난 105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스테로이드가 주어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다. 대상 아기들은 대부분 약 1kg의 몸무게로 태어났으며, 18~22주에 태어나 생존한 신생아 4900명에게는 신경학적 검사도 시행했다.

태아태아

연구 결과, 임신 22~23주경에 스테로이드를 투여 했을 때 태아의 사망위험은 33%이상 감소했으며, 신경계 발달 지연의 위험성 또한 20% 이상 떨어졌다. 신경계 발달 지연은 실명, 청각장애, 뇌성마비, 운동과 인지문제 지연까지 포함한다. 또 태아에게 주어진 스테로이드는 23주에 태어난 아기와 26주에 태어난 아기 모두 동일하게 작용했다.

카를로는 현재 스테로이드 치료법은 많은 여성들에게 효과가 있었고, 1회 복용 만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만약 23주 이전에 조산 할 기미가 보인다면 의사와 상담 후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처방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조산 위험이 있는 여성에게 아직 스테로이드 경구 처방은 하지 않고 있으며, 만삭 전 진통으로 입원한 산모들에게 1주일에 한번씩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 하는 방법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며, 실제적으로 24주 이전 태아의 생존율이 높지 않으므로 스테로이드 요법이 태아의 생존률을 높이는데 큰 의미를 갖지 않을 수 있다.

또 스테로이드는 단기간에 소량 사용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간 대량 사용할 경우에는 고혈압, 당뇨, 감염, 쿠싱증후군의 증상, 부신의 기능 부전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염두해 둬야 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연합저널 12월 호에 게재되었으며, 헬스데이에 12월 6일(현지시간)보도되었다.

황태영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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