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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육아

임신 중 '자궁경부암'임을 알았다면?!

입력 2011.11.02 13:38
  • 김양연·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얼마 전 첫 임신을 확인한 A씨(32세)는 산부인과 검진 후 추가적인 조직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듣고 아찔함을 느꼈다. 혹시 조직검사가 태아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조직검사 후 자궁경부암으로 판정되면 치료를 임신 중에 받을 수 있을지 몹시 불안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조직검사 결과 자궁경부암까지는 진행되지 않았고, 상피내암 초기로 진단되어 출산 후 치료 받기로 했다. 다만 자연분만 과정에서 태아가 후두 등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감염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제왕절개로 출산을 할 예정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박희정 위원은 원래 임신 출산을 하는 연령대는 자궁경부암 발생위험이 높지 않지만, 요즘은 자궁경부암 발생 연령은 낮아지는 반면 고령임신이 늘고 있어 임신부가 자궁경부 이상을 발견할 확률 또한 과거에 비해 커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궁경부 세포검사는 암이 되기 전에 발견하려는 조기 진단 목적이므로 임신부에게도 권하는 것이며, 자궁경부 세포검사뿐 아니라 조직검사도 산부인과 외래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로 산모에게도 안전하므로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임신 중의 조직 검사는 비임신부보다 혈관의 분포가 많아 출혈의 가능성이 좀 더 크기는 하지만 대부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임신 중 자궁경부 이상이 진단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만 아니라면, 상피세포 이형성증이나 상피내암 등은 급격히 진행되지 않으므로 임신을 유지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임신 중에는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인 관찰만 하며, 출산과 수유를 마친 후에 다시 검사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임신 중 1기 이상의 침윤암이 발견되면 암의 발전 가능성과 임신 주수를 고려해 임신 초기의 아기를 포기하고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임신 중기 이후에 발견 된 암이라도 출산을 얼마 앞두고 있다면 출산과 동시에 제왕절개를 하면서 광범위 자궁적출술을 받기도 한다.

자궁경부암 1기 중 초기에 해당되는 미세 침윤암 여성이 아직 출산 계획이 있는 경우라면, 임신을 위해 원추절제술이라는 국소 치료만으로 일차 치료를 끝내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은 원추절제술을 받은 후 임신과 출산을 하는 환자도 많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박위원은 임신 중 자궁경부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나, 자궁경부 치료 후 임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자궁경부 무력증이 생기지 않을까 마음 졸이는 환자를 볼 때 백신접종을 통한 근본적인 예방을 하거나, 임신 전 검진을 통해 미리 치료를 받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혹시 임신 전 자궁경부 세포 이상으로 마음 고생을 한 여성이 있다면, 수유기간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므로 출산 후 육아로 바빠지기 전에 출산 후 첫 검진부터 백신접종과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을 시작해 두는 것도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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