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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야외 낮잠으로도 2도 화상 병원신세, 무서운 일광화상

입력 2011.08.22 00:00
  • 최광호·초이스피부과의원 전문의

수영장수영장

미국 텍사스의 한 선착장에서 나체로 낮잠을 자다 심한 일광화상을 입은 채로 발견된 한 남성이 목격자의 신고로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8일 ABC뉴스가 전했다. 신분증이나 소지품 없이 발견된 이 남성은 본인 이름조차 말하지 못하고 있어 신원확인 중에 있으며, 전신 40% 이상의 2도 일광화상으로 화상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일광화상이 우리나라에서는 7~8월 중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심한 경우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오한과 발열이 나타나는 등 1도 또는 2도 화상 환자에 준하는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광화상이 얼마나 심각하며 어떻게 예방, 치료할 수 있는지, 또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국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수록 일광화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그럴수도 있는지 등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Q1.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특히 7~8월 중에 일광화상환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1.15배 정도 많고, 남녀모두 주 연령은 20~30대라고 발표한바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7~8월은 연중 기온 자체가 28~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이고, 자외선도 상당하다. 또한 더운 날씨에도 활동량이 많은 젊은 연령층에서, 남성보다는 노출이 더 많은 여성에서 일광화상이 더 많은 경향이 있다. 특히 여름철 휴가기간에 바닷가나 수영장 등지에서 짧은 복장으로 물놀이를 하면 자외선에 더 쉽게, 더 넓은 부위가 노출되기 때문에 일광화상의 위험도 높아진다.

Q2. 여름철 자외선 노출이 피부에 주는 영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자외선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적당량의 자외선은 진피층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피하지방에 들어 있는 프로비타민을 비타민 D로 전환시켜 항 구루병에 효과적이다. 또한 자외선이 살균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드름, 습진, 지루성 피부 등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외선을 많이 쏘이면 피부에는 기본적으로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 생긴다. 자외선이 기저층을 통과해 피부 속으로 침투하면 ‘멜라닌 색소세포’가 증가하고 기미나 주근깨, 잡티 등으로 표출된다.
또한 자외선은 피지선을 자극하여 ‘피지분비’를 늘리고 그 결과 모공 속의 죽은 세포나 세균, 먼지 등이 생겨나 모공을 막아 버린다. 피부의 온도도 올리기 때문에 박테리아 성장을 더욱 촉진시켜 여드름 피부의 경우는 더욱 심한 화농성 여드름 피부를 유도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물질이 사용된 상태에서 햇빛을 쏘이면 피부에 들어온 물질과 햇빛이 작용하여 광독성 혹은 ‘광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가려움증, 색소침착, 붉은 발진, 좁쌀 같은 발진 등을 유발하게 된다. 피부세포를 탈수시켜 건조하게 만들고 거칠게 하여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Q3. 일광화상의 증상과 관리, 치료요법에는 무엇이 있나?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는데, 일광화상은 4~6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다음 발생해 24시간 내에 최고조에 달한다. 처음에는 일광 부위의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다가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심할 경우에는 오한, 발연 같은 전신 증상으로 이어진다.
 
자외선으로 인해 붉고 피부의 껍질이 하얗게 벗겨지는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피부의 열감을 내려주는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냉찜질은 화상 면의 확대와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차가울수록 좋다고 얼음을 직접 피부에 접촉시킬 경우 동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물이다. 가벼운 화상은 10분간,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30분 이상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증상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할 수 있는데, 피부의 표피층에만 작용해 노출 부위가 따갑고 빨갛게 변한 것은 1도 화상에 해당된다. 이 때는 홈 케어만으로도 일주일 내에 치유된다. 차가운 우유로 마사지하거나 오이팩을 하면 효과적이다. 특히 우유의 유지방 성분은 화상 부위를 즉시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껍질이 일어나면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화상부위는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알로에 팩과 보습오일, 보습로션 등으로 집중 보습을 해주어야 한다.
 
물집이 생기고 통증을 동반한다면 자외선이 깊숙이 진피층까지 영향을 준 2도 이상의 화상에 해당된다. 이 때부터는 물집을 동반하며 2~3주는 지나야 치유된다. 이때에는 병원에서 드레싱과 함께 항생제 치료나 레이저를 활용하여 치료가 이루어진다. 병원에 가기 전 물집은 가능한 터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만약 물집이 터진 경우에는 멸균 소독해야 한다. 무리하게 물집을 터뜨리거나 각질을 벗겨 내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Q4. 햇빛 노출이 많은 야외 활동시 자외선 노출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

일단 자외선이 최고조에 달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야외 활동 시에는 외출하기 30분 전에 기초 화장품을 잘 바르고 활동 장소에 적합한 지수의 자외선차단제를 발라 주는 것이 요령이다.
평상시에는 UV A와 UV B가 모두 차단되는 SPF(자외선 B차단지수) 30, PA(자외선A 차단지수) ++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바다나 산, 고도가 높아지는 비행기 안에서는 자외선이 더욱 강해지므로 SPF 50 이상, PA +++ 를 선택하여 얼굴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노출이 잘되는 목과 어깨 등도 발라주도록 한다.

단, 노출 부위의 물기를 제거한 뒤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얼룩 없이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자외선 차단제에 함유된 자외선 산란 성분이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보습 케어를 꼼꼼히 해준 뒤 바르는 것이 좋다.
 
또한 2~3시간 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가 유지되는 시간 공식(SPF 수치 X 15분)대로라면, SPF 30인 제품은 450분(7시간30분)간 지속되어야 하지만 실제로 유지되기 어렵고, 건조한 날씨에 자외선 차단제가 증발되거나, 덥거나 피지 분비가 많은 상태에서는 땀과 함께 씻겨 내리기 때문이다.

Q5.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국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오히려 일광화상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과신하거나 방심하는 경향이 일광화상을 키우는 주 이유라고 지적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늘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선생님 의견이 궁금하다.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를 너무 과신해서는 안 된다. 보통 SPF 지수가 높으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더 높다고 생각하는데, SPF가 자외선B를 막아주는 수치를 뜻한다. (PA는 자외선A의 차단효과를 나타내는 수치로, PA+, PA++, PA+++로 따로 표시하며 +가 많을수록 차단력이 뛰어나다.) 즉 SPF 수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한다고 해서 피부가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높은 SPF 지수의 차단제를 바르고 지나치게 안심해 태양에 보다 오랜 시간 노출 되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2~3시간이 지나면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는 점차 떨어져 그 기능이 소실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외선 차단제는 하루 한 번 바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차단지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침에 바르고 나왔다 하더라도 오후에도 다시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한편, 자외선은 그늘에 있거나 흐린 날에도 각각 맑은 날의 1/4, 1/2의 정도로 피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늘에 머무른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소홀히 하지 말고 자외선 차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초이스최광호피부과의원 최광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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