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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타는 자전거, 과연 남자에게도 좋은 운동인가?

입력 2011.06.17 00:00
  • 강태진·제이제이비뇨기과의원 전문의

자전거타는남자자전거타는남자벌써 날씨가 무더워 지고 있는 가운데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습니다. 비뇨기과 의사인 필자도 벌써 5년째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산악용부터, 로드용, 접이식 등 다양한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자전거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고 어떤 자전거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매우 위험할 수도 있는 운동입니다. 미국에서만 한해 자전거와 관련하여 900명이 사망하고, 23,000명이 병원에 입원하며, 580,000명이 응급실에 방문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집계되는 것은 대부분 외상에 의한 결과인데, 실제로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걱정하는 문제는 전립선과 관련된 회음부 질병, 또는 이와 연관된 발기부전 등일 것이다. 특히, 비뇨기과 의사가 자전거를 타면 처음 보시는 분들은 (특히 중년의 남자) 꼭 자전거와 전립선의 관계에 대한 질문들을 하십니다.

자전거로 인해 전립선에 문제가 생긴다면 가장 흔한 원인은 음부신경압박 (pudendal nerve entrapement) 때문으로 생각이 됩니다. 즉, 얇고 딱딱한 안장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체중의 대부분을 회음부로 지탱을 하게 되고, 또 페달질을 하면 체중에 하중이 회음부로 더 가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회음부 신경이나 혈관이 손상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한 증상으로는 회음부, 음경, 음낭, 엉덩이 부위에 느껴지는 numbness(얼얼함) 가 있습니다.

결국 음부신경의 손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심각한 경우 발기부전까지 야기할 수 있고 오르가즘와 감소, 사정쾌감의 감소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발기지속증, 불임, 고환암 등과 연관성이 제기 되었으나 아직 확실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랫동안 남성 성기능을 유지하고 싶으면 자전거를 타지 말아야 할까요?
대부분의 연구에서 자전거로 인하여 음부신경의 손상을 일으킨다는 보고를 보면 그 대상이 heavy rider들의 경우이고 moderate sports rider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발기부전이 더 적다는 보고도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즉, 자전거를 heavy하게 오래 타야 영구적인 음부신경의 손상이 온다는 말입니다. 레저로 즐기기면서 음부신경을 눌러 죽이기는 무척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음부신경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1.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엉덩이를 자주 들어주거나 자세를 바꾸는 방법입니다. 뒤에 따라오는 라이더에게는 미안하지만 라이딩 중간중간 엉덩이를 번쩍 들어 회음부를 압박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여야 합니다
.
2. 안장을 바꾸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코가 없고 엉덩이가 닿는 부분이 넓어 엉덩이의 뼈 (ischial tuberosities)로 앉을 수 있는 안장이 가장 이상적인데 실제로도 제품이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빠른 속도를 즐기기에 좋지 않고 미관상 좋지 않아 선호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3. 음부신경의 주행방향을 볼 때 upright 자세가 음부신경을 더 누르게 되는데 그렇다면 업힐이 많은 산악자전거가 더 나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실제 자전거를 탈 때의 자세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산악자전거를 탈 때는 엉덩이를 들고 있을 일이 자주 생기고 서스펜션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로드형 보다 회음부 압박이 약합니다. 하지만, 업힐 때 상체를 앞으로 당기면서 오로지 엉덩이로만 체중을 유지하는 자세는 가급적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4. 자전거에서 내린 후 회음부 얼얼함을 느낀다면 완전 회복되고 난 다음에 다시 타야지 반복적인 손상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회복 없는 반복적 손상은 영구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전거는 음부신경에는 좋지 않은 운동이지만 혹사시키지만 않고 보편적으로 타당한 정도의 수준으로만 탄다면 음부신경만 제외하고는 굉장히 좋은 운동입니다. 이왕 탄다면 가급적 엉덩이를 자주 들어주고 모양이 빠지더라도 넓고 코가 없는 안장으로 바꾸고 무리한 업힐 만 피한다면 좋겠습니다.

제이제이 비뇨기과 강태진 원장


* 이 글은 칼럼으로 하이닥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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