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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자주 가는 여성 ‘과민성방광’ 의심해 봐야

입력 2011.05.27 00:00
  • 최호성·피어나의원 전문의

화장실에앉아있는여자화장실에앉아있는여자27세 직장인 여성이 병원을 방문했다. 직장과 집이 먼 관계로 아침에 장시간 전철을 타고 회사로 출근하는 그녀는 중간에 엉뚱한 역에서 내려 화장실을 찾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며 회사에서도 회의 도중 주변의 양해를 구하며 쭈뼛쭈뼛 화장실을 다녀오곤 한다. 주말에 영화를 보다가도 중요한 클라이막스 장면을 화장실 다녀오느라 놓친 적이 여러 번 있다. 밤에 자다가도 뒤척뒤척 일어나 두세 번씩 소변을 본다. 밤잠을 설치니 자연히 낮에는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자신이 요실금 환자인가도 생각해 봤지만 아이도 낳지 않은 자신이 요실금인 것 같지는 않았다. 많은 고민 끝에 여성비뇨기과를 찾은 그녀는 자신의 질환이 과민성방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여성 6명 가운데 1명이 걸리는 흔한 질환인 '과민성방광'. 그 증상은 다음과 같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경우, 소변이 마려우면 어려운 경우, 화장실에 가는 도중 소변을 참지 못하고 속옷에 지리는 경우, 야간에 2회 이상 소변을 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경우 등, 이 증상들 가운데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요즘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나이 많은 여성들 외에도 젊은 여성들이 스트레스와 자극적인 환경 등으로 과민성방광에 많이 걸린다.

과민성방광은 약물요법과 자기장을 이용한 치료를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 약물 치료는 항무스카린 약물의 투여로 방광 수축을 억제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자기장 치료는 방광 근육의 안정과 이완, 내괄약근의 수축 유도를 통해 방광의 저장 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빈뇨나 절박뇨 등의 증상을 호전시킨다. 자기장 치료는 옷을 입은 채로 앉아만 있으면 치료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과민성방광 치료는 3개월 이상 꾸준히 받아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상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정확한 치료를 받는다면 짧은 기간에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골반근육강화운동과 방광훈련을 하면 좋다. 골반근육강화운동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울 때 항문을 힘을 주어 골반 근육을 수축시킴으로써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것이다. 방광훈련은 스스로 배뇨일지를 만들어 기록하면서 소변이 마려운 것을 일정시간 동안 참아 배뇨 간격을 조금씩 늘리는 것을 말한다.

과민성방광 환자라면 일상생활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자극적인 음식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탄산음료,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주스, 커피나 녹차 등은 방광 근육을 자극하므로 좋지 않다. 전체적인 수분 섭취는 과하지 않게 적당히 하고 잠들기 전에 술이나 차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밖에도 하루 한번씩 자기 전에 따뜻한 물로 좌욕 또는 반신욕을 해주면 증상호전에 효과가 있다.

언제부턴가 소변이 매우 자주 마렵고 참기 힘든 경험 때문에 일상 생활이 불편한 여성이라면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배뇨 관련 문제는 비뇨기과의 전문영역이기 때문이다. 여성으로서 비뇨기과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면 여성전문 비뇨기과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앤아이여성의원 최호성 원장


* 이 글은 칼럼으로 하이닥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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