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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이승화 교수] 봄의 불청객, 황사에 대처하는 요령

입력 2011.03.15 00:00
  • 이승화·성남시의료원 전문의

이승화교수이승화교수 쌓인 눈이 녹고, 날씨가 조금씩 따뜻해지면서 이제 봄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기입니다. 이때가 되면 메말랐던 토양에 온기가 생기며 새싹이 자라고, 또 다들 겨울에 입었던 두툼한 옷들을 옷장에 정리하면서 저마다 봄맞이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봄이 오면 봄을 시기하는 불청객들이 한반도에 찾아오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꽃샘추위와 황사입니다. 이 중에서 꽃샘추위는 옷을 두툼하게 입는 정도로 쉽게 지나갈 수 있지만,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황사를 이제 봄의 통과의례로 가벼이 보아 넘기기에는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봄맞이 건강을 지키기 위해 황사의 대처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사황사

황사(黃砂)현상이란?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누럴 황(黃), 모래 사(砂)로서 노란 모래를 뜻하며,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과 황토 지대에서 발생한 작은 모래나 먼지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와서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왜 황사가 건강에 나쁘죠? 모래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거 아닌가요?

이 때의 모래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나 놀이터의 모래 정도로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황사의 모래는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 올 정도로 입자가 매우 작기 때문에 호흡기나 피부점막 등 인체에 침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최근에는 이러한 황사바람에 카드뮴, 구리, 납, 알루미늄, 실리콘,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러면 황사가 왜 봄에만 유독 말썽인가요? 그리고 우리나라만 왜 피해가 많죠?

황사는 봄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상청 관측자료를 보면 1991년, 1999년, 2001년 의 경우에는 11월, 12월, 1월 등 겨울철에도 황사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봄에 얼어붙었던 토양이 녹으면서 모래먼지가 발생하기 쉬운 상태가 되며, 또 이때 중국에서 한반도 쪽으로 바람이 잦기 때문에 주로 봄철에 이러한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주로 중국에서 기원하기 때문에 사실상은 중국이 가장 많은 피해를 받으며, 우리나라가 지역적 위치상 중국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2번째로 많은 피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도 황사의 영향권 안에 있으며, 심지어는 경우에 따라 미국에까지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었습니다.

황사는 주로 신체의 어느 곳에, 어떤 질환에, 또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나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신체의 모든 곳에, 모든 질환에, 또 모든 연령층에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황사가 주로 미세입자 형태이기 때문에 주로 접촉하게 되는 호흡기(구강, 비강, 기관지, 폐)나 피부, 점막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또한 노인 분들이나 아기, 어린이처럼 면역력이 약한 연령대가 특히 취약하므로 따라서 이러한 연령층에 호흡기나 피부질환이 있다면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대처방법

오늘 황사가 없는데 황사를 대비할 필요는 없겠죠? 일단 황사가 잦은 봄철에는 TV나 Radio의 일기예보를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이게 어렵다면 기상청 홈페이지(http://www.kma.go.kr)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일기예보와 더불어 생활관련 예보 등을 해주는데,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황사센터를 클릭하면 황사의 강도와 앞으로의 예측 등 황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웬만하면 집에만 있자. 황사가 있을 때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 해야 합니다.(특히 경보의 경우) 또한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절대적인 실외활동 제한이 필요합니다. 집에 있는 경우에도 방심하지 말고 창문과 문을 꼭꼭 닫아두어야 합니다. 답답하다고 해서 창문을 열거나 문을 둔다면 외출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2. 환기가 필요하다면 환풍기를 이용해서 하며, 공기청정기와 적절한 가습기의 사용도 도움이 됩니다.
  3.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는 최대한 중무장(?)을 합니다. 기본 원칙은 '똘똘 감싸자!'로 즉, 긴 소매와 긴 바지 옷을 입고, 콘택트렌즈 대신에 안경착용, 마스크 착용, 장갑을 착용하는 등 최대한 황사와 접촉하는 것을 피하는 것 입니다.
  4. 외출해서 돌아왔을 시에는 즉시 손을 씻고,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에 세안과 함께 샤워를 할 것을 권유 드립니다. 황사 속에 포함되어 있는 미세먼지나 중금속 들이 신체와 접촉하는 시간이 클수록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 내에 씻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만약에 이 기간 동안에 피부에 염증이 생기거나 가렵다든지, 또 기침이나 가래, 발열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근처 병원을 내원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6. 또한 황사가 있을 때 구입한 채소나 과일 들은 평소보다 충분한 세척 후 요리를 해야 합니다.

황사란 일찍이 삼국시대에부터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상현상 중의 하나로 지구 온난화 방지, 토양의 중화, 해양 플랑크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황사는 빈도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다량 포함하여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통해 피해가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황사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중국의 사막화 방지와 삼림화, 공업시설의 유해가스 배출 감소를 통해 황사의 발생과 횟수를 감소시키고, 중금속 등 몸에 해로운 물질들의 함유량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국가간의 협력과 노력으로 황사에 대한 고민 없이 지낼 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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