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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못생기고 아픈 발, 예쁘고 편안하게

입력 2011.02.25 00:00
  • 최우진·연세한강병원 전문의

최우진 교수최우진 교수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으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이것을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알지 못하거나, 혹은 적절한 전문 치료기관이 없어 방치되고 있는 대표적인 발 질환이다. 과거 버선발 기형이라 불리던 무지외반증은 유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경우도 있지만, 앞이 뾰족하고 폭이 좁은 하이힐을 오랫동안 즐겨 신은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평발이나 선천적으로 관절이 유연한 사람도 이 변형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발에 변형이 시작되면 나이가 들수록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엄지발가락이 정상적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보행을 하게 되고 이는 발목 및 무릎, 허리에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해 2차적인 질환까지 유발하게 된다.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는 젊은 여성의 발을 보면 발 길이에 비해서 발 볼 즉, 발의 폭이 넓다. 특히 엄지발가락 내측이 돌출되는 무지외반증과 새끼발가락이 돌출되는 소건막류가 동시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발 폭을 고려하지 않고 발 길이에 맞춘 신발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신발은 대부분 발 폭은 신경을 쓰지 않고 발 길이에 따라서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신발은 외국인의 발에 맞는 크기가 많아서 한국인의 발에 잘 안 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에게 맞는 길이의 신발을 신더라도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물론 통증 때문에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 폭이 매우 넓어 좁은 신발을 못 신는 사람은 신발을 주문 제작해 신기도 한다.

의자위에다리한쪽을올리고신발을보고있는여자의자위에다리한쪽을올리고신발을보고있는여자본인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발 자체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더불어 발 폭이 원래부터 넓은 사람에게는 더욱 쉽게 발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발 폭이 넓고 못생겼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없다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발 폭이 넓거나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휜 경우 증상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는 물론 자신에게 적합한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

치료라 함은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주가 되는데 과거 수술 방법은 많은 재발률로 인해 환자들이 수술을 꺼려했지만 최근엔 수술 방법의 발전으로 무지외반증 수술 후 재발은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또한 최근에는 무지외반증 수술 후 자가통증조절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수술 당일 날 밤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의 발은 매일매일 본인의 체중을 지탱하며 수천 걸음에서 많게는 수만 걸음까지 고된 일을 한다.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하는 발 모양 교정은 올바르지 않지만 발이 못생겨 일반적인 신발을 신기가 불편하거나 통증이나 굳은살로 인해 불편함이 있는 경우에는 족부 전문의와 상담하여 본인에게 맞는 신발의 선택이나 깔창 교정, 더 나아가 간단한 수술로서 발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글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최우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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