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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눈가 떨림은 시작일뿐? 어려지는 안면경련증

입력 2015.03.16 18:03
  • 윤강준·강남베드로병원 전문의

#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임모씨(25세)는 최근 면접을 준비하면서 시작된 안면경련증상 때문에 고민을 하다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눈 밑 부분이 살짝살짝 움직이는 것으로 시작된 증상이 한 달 여가 지나자 얼굴 한쪽이 전체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심해진 것이다. 물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주변에서 권해주는 대로 마그네슘 보충제를 복용 했지만 별 다른 호전을 보이지 않은데다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기만 해서 병원을 찾았다가 안면신경장애 진단을 받았다.

# 주부 서모씨(34세)는 1여년 전부터 얼굴 한쪽이 씰룩거리는 증상이 심해져 얼굴 일부분의 감각까지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은 케이스다. 병원에서는 안면마비까지 진행된 상태로 시술을 권했고 이에 미세혈관감압술을 받기로 했다. 서모씨는 단순한 틱현상으로 생각하고 증상을 대수롭게 넘겨 병을 더 키운 것 같아 후회가 된다.

◆ 점점 어려지고 있는 안면경련 환자

한 쪽 눈을 감고 있는 남성한 쪽 눈을 감고 있는 남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 동안(2008~2012년)의 자료에 의하면 안면신경장애(G51, Facial nerve disorders)로 병원을 찾은 이가 2008년 약 5만 7천명에서 2012년 약 7만 명으로 5년새 약 1만 4천 명이 증가하여 24.2%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뿐 아니라 강남베드로병원에서 최근 2년간 내원한 환자 96명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로는 40세 이상 중장년층 환자는 75%에서 69%로 감소한 반면 20~30세의 젊은층에서는 25% 에서 31%로 증가, 1년 동안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안면경련의 발병원인과 무관하지 않은데 20~30대의 경우 계속되는 사회적 불안과 취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다른 연령층에 비해 환자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유추된다.

◆ 안면경련증상 치료시기 놓치면 안면마비까지 유발

안면신경장애란 사람의 머리 속 12가지의 뇌신경 중 눈, 입 등 얼굴 근육의 움직임과 미각 분비기능 등을 담당하는 7번째 뇌신경인 안면신경에 자극이나 손상을 유발하는 감염, 부상, 종양 등으로 인해 얼굴신경이 압박 받거나 손상되어 발병한다. 안면신경장애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면부위에 경련이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 한쪽 안면 부위가 일그러지는 증상을 말한다.
대부분 눈 밑이 파르르 떨리거나 입 꼬리가 움찔거리며 따라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며 눈이 감기지 않거나 눈물이 나지 않아 건조함을 느끼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눈과 입 떨림이 계속 발생되면 심할 경우 얼굴이 일그러져 대인기피증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수면 중에도 경련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받거나 낯선 사람을 만나는 등 압박감을 느끼거나 긴장하는 상황에서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

안면경련 시 주의할 점은 눈 밑 떨림 등과 같은 증상을 일시적이고 간헐적인 증상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계속 방치하거나 다른 질환과 혼동해 효과가 없는 치료에 매달려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불필요한 치료에 비용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나타나는 비슷한 질환으로는 안면마비, 안검경련(눈꺼풀 떨림증), 틱장애 등이 있다. 이렇듯 안면경련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할수록 심각한 안면마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면경련증은 뇌졸중에 의한 안면마비와는 다른 질환이다. 생명에 영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이므로 제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안면경련 치료는?

안면경련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약물요법, 보톡스 주사요법, 미세혈관감압술 3가지이다. 약물과 주사요법은 엄밀히 이야기해서 증상완화를 위한 치료법이고 미세혈관감압술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무엇보다 안면경련은 치료를 위해 뇌수술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망설이게 된다. 수술적 치료가 가장 근본적 치료이기 때문에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겠지만 경험이 많은 의사와 상의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세혈관감압술은 안면신경근 부위를 압박하고 있는 뇌혈관을 안면신경근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수술로 인체에 무해한 수술용 스폰지로 뇌혈관과 안면신경근 사이의 자극을 억제시켜 주기 때문에 안면경련증상이 사라지는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 충분한 휴식과 수면, 눈 주위 마사지로 안면경련 예방

안면신경장애가 오게 되면 정신적 고통과 함께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안면신경장애의 주요 원인으로는 면역력 저하를 꼽는 만큼 평소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습관만으로도 충분한 예방이 될 수 있다.

하루 2시간 정도의 수영이나 달리기, 자전거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도 좋으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안면근육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도 도움이 된다. 윙크하기,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등이 좋은 안면근육 운동들이다. 이뿐 아니라 시간 날 때마다 반복적으로 얼굴 곳곳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줘도 비슷한 효과를 보며,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눈의 피로를 극대화시키고 얼굴근육이 경직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눈 주위를 마사지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면신경장애 예방에 효과가 있는 음식에는 신경전달물질의 재료가 되는 수용성 유기화합물의 일종인 콜린이 많이 함유된 계란, 두부, 동물의 간 등을 규칙적으로 먹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안면경련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연령대가 높은 경우 회복이 불안정하고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증상이 있을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글 =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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