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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는 질염과 냉대하, 그 원인과 치료법

입력 2015.05.26 16:24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여성들의 질 분비물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양이 다소 많아질 수 있다. 특히 생리 주기 중반인 배란기에는 자궁경부 점액이 증가하여 질 분비물이 늘어난다. 그러나 분비물의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색깔이 평소와 많이 다른 경우, 냄새가 나거나 외음부에 가려움증이나 따가움이 생길 경우 등은 ‘질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질염은 항생제로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항생제를 사용하다 오히려 면역력이 저하되고 질 내 환경이 나빠져 ‘만성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몸에 유익한 균들마저 제거해 버리는 역할을 하여 오래 복용할 경우 질 내 유익한 균들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유익균들이 줄어들면 유해균이 우세해져 질 내 환경에 변화가 생기고 만성 질염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면역력 증강을 통해 질 내 환경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한약재를 이용한 치료이다.

노트와 연필을 들고 웃고 있는 여성노트와 연필을 들고 웃고 있는 여성

한의학에서는 잦은 질염의 원인을 소화기능과 위기(衛氣), 그리고 면역력과의 관계로 이해한다. 위기란 우리 몸 바깥을 돌면서 우리 몸을 지켜주는 기운을 의미한다. 이것이 약해지면 외부의 나쁜 물질들이 잘 들어오는데, 이 위기가 바로 비위(소화기)를 통해 얻은 후천지기(음식을 통해 얻는 에너지)에서 얻어진다.

이 위기를 너무 많이 소모하거나 소화 기능이 약해 음식으로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위기가 약해져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 위와 장에 좋은 유산균이 질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소화기능과 위기, 면역능력과의 관계 때문이다.

한약은 천연 항염·항균 작용을 통해 염증을 없애고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약침과 한방 좌욕제 또한, 질 내 환경을 정상화하여 냉대하와 소양감, 냄새 등을 치료하고 질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 한 마디로 ‘천연 항생제’인 셈. 특히 질염과 냉대하에 대해서는 백혈구의 탐식 작용을 증가시키고, 항균·항염증 작용을 가지며, 질과 자궁을 튼튼하게 해 주는 약재들로 치료하게 된다.

임상연구 결과 한방치료를 통해 질염 전체 환자 중 86%에서 증상이 호전한 것이 발견됐고, 검사 결과 염증이 치료돼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은 78%에 달했다. 박테리아로 인한 경우는 100%, 칸디다로 인한 경우는 60%가 각각 소실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글 =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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