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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쑤시고 찌릿한 통증, ‘대상포진’도 결국 ‘면역력’문제

입력 2015.06.17 17:19
  • 한경림·기찬마취통증의학과의원 전문의

몸이 갑자기 많이 피곤하다거나, 감기가 걸리지 않았는데도 온몸이 쑤시고 아프면서 몸의 특정 부위에서는 쿡쿡 쑤시고 찌릿 거리는 통증이나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있다면, 이런 증상으로 시작되는 질병, 즉 ‘대상포진’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서 수두바이러스가 몸 안에 잠복하여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우리 몸의 신경 뿌리 하나에 바이러스가 침범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질병입니다.

대상포진은 우리 몸 어느 신경에도 침범할 수 있고, 그 신경이 지나가는 피부 부위로 통증과 발진을 일으키는 병이기 때문에 얼굴부위로 가는 뇌신경에 침범하게 되면 치통이나 안구통, 안면통으로 올 수 있고, 목 이하로 가는 경우는 우리 몸의 척수신경을 침범하는 경우입니다.

동반되는 피부발진 때문에 대상포진을 간혹 피부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대상포진은 우리 몸의 뇌신경부터 척수신경을 침범해서 나중에는 무서운 신경통까지 일으키는 신경질환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통증

대상포진은 우리 몸에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오는 질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의 장년층이나 노인층에서 대부분 발생합니다. 하지만 젊은 층에서도 과로나 스트레스 혹은 과도한 운동이나 다이어트로 인해 일시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생할 수 있어서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의 발생 빈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환자분이 대상포진을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요, 대상포진은 신경 뿌리의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면서 그 신경이 지나가는 피부 부위로 발진을 일으키는 것으로, 그 신경줄에 나타난 피부발진과 통증을 눈으로 확인하고 확진할 수 있습니다.

피검사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검사가 있지만, 이런 항체 검사는 대상포진의 감염이 직접 오는 환자에게서도 50%에서 양성으로 나옵니다. 또한, 단순포진이라는 바이러스처럼 대상포진 유사바이러스에서도 교차반응 때문에 양성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이런 피검사로 확진하는 것이 아니고 피부발진이 정확히 해부학적으로 신경이 지나가는 곳에 일치하는 부위에 생기고 신경이 지나가는 곳을 따라서 통증이 동반될 때 진단됩니다.

대상포진을 확진 받았다면, 피부발진이 시작한지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받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러스 약은 일주일 동안 복용하시고, 피부에는 바이러스 연고를 발라 주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에는 물집이 생기게 되는데요, 그 물집에 손을 대거나 터트리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고를 바른 후 그대로 마르면서 치유될 수 있게 깨끗하게 놔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대상포진의 가장 무서운 합병증이 바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인데요, 피부발진이 다 나았는데도 신경이 갔던 곳으로 통증이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통증이 심한 환자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넘어갈 위험이 있는 환자들은 초기부터 피부의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더불어 신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부발진은 1, 2주 안에 깨끗하게 치유가 되지만, 대상포진은 신경에 침범한 질환이기 때문에 만성적인 신경통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많은 위험한 질환입니다. 면역력이 좋은 젊은 환자들은 일시적인 면역저하가 있는 경우라서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완전치유가 되는 경우들이 많지만, 피부발진이 나기 전부터 아주 극심한 통증이 있었던 환자라든지, 60세 이상의 연세가 드신 분, 피부 발진이 아주 넓게 난 경우, 또는 암이나 결핵처럼 다른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분들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환 될 가능성이 큰 환자군이기 때문에 초기에 신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오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식습관, 충분한 수면을 지켜주고, 과로하지 않도록 하고 스트레스도 조절하시고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65세 이상의 연령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을 맞음으로써 대상포진 발생을 반 정도에서는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런 예방법을 미리 잘 지켜주시고, 만약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방문해서 조기에 치료받으시기 바랍니다.

<글 = 김찬병원 한경림 원장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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