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산후 비만 예방과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입력 2015.06.22 14:13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여성의 신체는 커다란 변화를 경험한다. 여기에 소중한 우리 아기의 육아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면,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임신 전 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미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을 산후비만이라고 한다. 학문적으로는 출산 6개월 후 체중이 3kg 이상 더 증가해 있는 현상을 말한다. 산모의 몸은 모유를 만드느라 지방을 더 많이 저장하게 되어, 생리적으로 3kg 정도는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본다. 그러나 대개 출산 전 체중을 되찾지 못하면 산후비만으로 인식한다.

산후비만이 되지 않으려면 임신 전부터 체중 조절이 필요하고, 임신 중에도 체중이 지나치게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상당수 사람들이 모유 수유를 하면 살이 잘 빠진다는 말을 맹신하여, 임신 중 태아를 위해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2인분씩 먹다 보면 하루가 다르게 살이 찌게 된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먹고 싶은 음식들을 참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2인분’까지 필요하지는 않다.

무엇보다 산후비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출산으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낫고 자궁을 비롯한 신체 각 기관이 임신 전 상태로 회복되는 산후 6-12주의 ‘산욕기’이다. 산후비만의 70%는 산욕기에 발생하는데, 수유로 열량 섭취가 늘고 산후조리를 이유로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에 대한 오해가 산후비만을 만들기도 한다. 수유에 필요한 열량은 500kcal 정도인데, 이보다 과다한 열량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삼시 세끼’만 잘 챙겨 먹어도 1일 권장량을 넘는 열량을 이미 섭취하고 있다는 것.

출산 직후에는 아기와 태반·양수 배출, 혈액 손실 등으로 4.5-5.9kg 정도가 줄어들고, 출산 후 1-3주까지는 이뇨와 발한 작용을 통해 2.3~3.6kg 정도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그러므로 3주까지 총 7~9kg이 빠지는 게 정상이다. 이후 모유 수유와 활동량 증가로 체중이 서서히 감소하고, 6개월 후 임신 전보다 2~3kg 정도 증가해 있으면 정상 체중이라 할 수 있다.

산후 비만산후 비만

우리 몸은 6개월 이상 지속된 체중에 대해서는 항상성을 갖게 돼, 이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체중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 있는 상태라면, 다이어트도 생각해야 한다. 다이어트는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다면 출산 후 6주부터 가능하고, 모유 수유 중이라면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가능하다. 100일 후 정도면 신체가 임신 전 상태로 회복되므로 적극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모유량을 늘려주는 다이어트 한약을 복용할 수 있다. 산모를 위한 한방 다이어트는 일반적 비만 치료와는 달리 산모의 신체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안심해도 된다. 특히 후유의 생산량을 늘려줌으로써 아기의 성장과 산모의 체중 감량을 돕는다.

산욕기 비만의 90% 이상은 부기가 정상적으로 빠지지 않아서 생긴다. 임신 중 과다한 체중 증가, 운동 부족, 임신중독, 다이어트 중 임신, 난산으로 인한 손상 등이 있을 때 부종이 생기기 쉽다. 이때 생기는 부종은 기운이 허해져서 생기는 것이므로, 산모의 기운을 보충해주는 한방치료를 통해 건강 회복과 모유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

효과적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산욕기라면 산후풍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15~20분간 산책과 스트레칭 정도가 좋다. 산후 2개월 후부터는 유산소운동이 가능하지만, 걷거나 뛰는 운동은 관절에 무리가 많으므로 등받이 있는 사이클 같은 기구가 좋다. 이 외에 약해진 복근과 벌어진 골반, 그로 인해 흐트러진 척추 관절을 바로잡는 처치도 필요하다.

<글 =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 (한의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