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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이 당신에게 말해주지 않는 것들

입력 2015.06.23 15:49
  • 박혜선·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우리나라만큼 ‘혈액형’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소심한 A형’과 ‘B형 나쁜 남자’와 같은 편견이 공공연히 존재하며, 이것이 편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데 겪어보니 정말 그렇긴 하더라”는 식의 근거 없는 공감대를 이루기도 한다.

심지어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친자확인’ 과정에서 친자가 아님을 알게 되는 매개체로 혈액형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뼛속까지 외향적인 A형’도 분명히 존재하며, AB형 아버지와 O형 어머니 사이에서도 O형(혹은 AB형)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 혈액형은 성격 또는 운세와 관련이 있을까?

현재까지 밝혀진 혈액형은 A형, B형, AB형, 그리고 O형으로 분류되는 ABO 혈액형뿐만 아니라 D, C, c, E, e 등 47가지나 되는 Rh 혈액형, MNSs, P, I, Lewis, Duffy, Kidd, Kell 등 256개 이상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그 중에서 극히 일부인 A, B, O, AB, Rh양성, Rh음성만 알고 있을 뿐이다. 이렇듯 수백 가지나 되는 다양한 혈액형 중에서 유독 ABO 혈액형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성격이나 운세를 단정짓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 ABO 혈액형 검사 결과로 100% 친자 확인이 가능할까?

물론 혈액형은 유전되므로 친자감별에 사용할 수 있지만 100% 정확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ABO 혈액형은 A형, B형, O형, AB형의 4가지로, 실제 존재하는 ABO 혈액형의 종류는 아형(유사 혈액형)을 포함하여 이보다 훨씬 다양하다. 때문에 혈액형 검사결과가 보통 알고 있는 상식에서 어긋나면 친자를 의심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AB형(AB/O)과 O형(OO)인 경우, 자녀가 O형과 AB형 (AB/O)일 수 있는데, 이는 AB형이 Cis-AB형으로 한쪽 부모로부터 A와 B유전자를 모두 물려받는 (AB/O) 경우이다. 간혹 본인이 A형과 B형의 아형이지만 본인 스스로 O형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부모가 모두 A형(A/O)이여도 O형(O/O)의 자녀가 나올 수 있듯이, 부모가 모두 Rh양성(D/d) 이어도 Rh음성(d/d)의 자녀를 출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친자감별을 위해서는 일반 혈액형 검사 외에 보다 정밀한 혈액형 검사가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야 정확한 친자 확인이 가능하다.

<자료출처 =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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