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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 치료, 임신 계획 없다면 수술 받아도 될까?

입력 2015.08.10 09:20
  • 김우성·이음여성한의원 한의사

자궁내막증의 치료 시 우선이 되어야 하는 기준은 병변 진행 정도 및 증상에 따른 질환의 경중도이다. 하지만 환자의 계획이나 건강 상태도 빠져서는 안 될 고려 사항이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임신 계획의 유무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자궁내막증과 임신 계획이 맞물려 있는 환자는 임신 시 분비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난소 정상 조직도 손상되기 때문에 AMH(난소 예비력) 수치에 손실을 줘 가임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은 수술보다는 임신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거나, 보존적 치료가 도움이 된다 할 수 있다.

궁금한 표정의 여자궁금한 표정의 여자

하지만 모든 자궁내막증 환자에게 임신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혼이거나 청소년의 경우 임신 계획을 앞당기기 힘든 상황일 터이고, 임신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은 수술을 받아도 괜찮은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수술로 인한 난소 예비력 손실은 가임력 저하에도 영향을 주지만 조기폐경을 촉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혹이 두 개인 양측성 자궁내막종의 경우 수술 시 두 개의 난소의 정상조직이 뜯겨져 나가기 때문에 난소 기능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임신 계획의 유무를 떠나 한번 발생된 난소의 기능 저하는 회복하기 힘들다. 따라서 수술 적응증에 해당되지 않거나 수술을 피하고 싶은 경우라면 증상 조절 및 병변의 진행을 억제함으로써 수술의 가능성을 최소화해주는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하여 치료 중 질환의 예후를 체크해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궁내막증 보존적 치료는 한방치료와 호르몬 치료로 나뉠 수 있다. 자궁내막증 한방치료는 호르몬을 억제해 일시적 가폐경을 유도하는 호르몬 치료와는 달리 가임력을 유지하면서 자궁내막증 진행 억제 및 통증 경감을 돕는 치료가 가능하다.

더불어 한방치료가 복강 내 환경을 개선해주기 때문에 임신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도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 임신 계획은 당장 없지만 난소의 손상을 피하고 싶거나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이 걱정되는 젊은 여성, 청소년도 한방치료를 통해 적은 부담감으로 치료를 받아볼 수 있다.

수술을 권장 받은 환자들 중 한방치료를 통해 수술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된 사례가 많지만, 일부 거대 자궁내막종이거나 유착 정도가 심하다면 수술이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방치료 중 자궁내막증의 진행 속도가 빠르거나 증상이 경감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외과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할 사항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한방치료와 함께 산부인과의 검사와 질환의 예후를 객관적으로 살펴줄 수 있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이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글 = 이음여성한의원 김우성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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