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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임신과의 관계

이훈 |HiDoc
등록 2015-09-30 16:38 수정 2015-09-30 17:01

이전에 대학원 과정에서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코호트 연구란 일정 수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몇 년간 건강 상태를 점검해, 의심되는 어떤 인자(예, 비만, 흡연 등)가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입니다. 보통 검사를 통해 질병을 점검하지만 생활습관 같은 부분은 설문지로 답변하게 되어 있었는데, 흡연에 관련된 설문 문항에 여성의 경우는 5% 미만만 흡연하고 있다고 답변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흡연 여성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면서 그 보다는 더 많은 수가 흡연을 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통계적으로도 여성흡연율은 2001년 5.2%에서 2013년 6.2%로 여전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여성 흡연 인구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고 우리나라와 같이 계속 증가하고 추세이기 때문에, 외국 여성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저희의 상황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성들이 흡연 때문에 유방암보다 폐암으로 사망하는 여성들이 더 많아지고 있고, 흡연여성은 비흡연여성보다 자궁외임신의 위험률은 2.2배, 유산확률은 7배 높으며, 태아 사망률도 피운 담배 개비 수가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흡연이 태어날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더 많습니다.

임산부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유전정보는 DNA라고 하는 곳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DNA는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라는 물질이 사슬과 같이 연결되어 있고, 이 사슬 2개가 꼬인 2중 나선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DNA의 기본 물질인 뉴클레오타이드는 인산, 5탄당, 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염기는 아데닌(A), 타이민(T), 구아닌(G), 사이토신(C)의 4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염기서열 중 사이토신에 메틸기(CH3)가 붙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DNA 메틸화(metylation)이라고 합니다. DNA 메틸화가 일어나면 해당 유전자의 기능이 멈추게 되고, 이런 생화학적 작용에 의해 바뀐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까지 유전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연구하는 것을 후성유전학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흡연이 태아의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영국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임신 중 흡연이 임신 12~20주 태아의 간(肝)세포에 DNA 메틸화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후성유전학적 변화는 흡연과 같은 생활습관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며, 임신 초기에 태아의 DNA에 메틸화가 이루어지게 되면 출생 후에도 비만, 심혈관질환, 인지기능, 천식 등 갖가지 건강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임신 중 흡연이 남성 태아의 간 기능을 여성 태아처럼, 여성 태아의 간 기능을 남성 태아처럼 만들어, 흡연이 태아 간 기능의 성별 차이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임신 중 흡연을 했던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와 비교했을 때 자녀의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2~3배가 더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었고, 임신 중 흡연이 소아가 성인이 됐을 때 각종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뇌의 영역 내 기능을 저하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발병 위험 또한 높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임신 중 금연을 통해 태아 사망률을 5% 낮출 수 있고, 저체중아 및 조산도 각각 20%와 8%씩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흡연은 여성 자신과 태어날 아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임신 4개월 전에만 담배를 끊어도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하신다면 당장 금연부터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 = 아미율한의원 이훈 원장 (한의사,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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