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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보다 섬세한 몸과 마음, 여성 성 기능 장애 원인은?

입력 2015.11.16 15:18
  • 이훈·HiDoc 한의사

얼마 전 미국 한 제약회사의 여성 성 기능 장애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시판되는 것이 결정되어 화제가 됐다. 약물명은 애디(Addyi, 성분명 플리반세린(Flibanserin))로 ‘핑크비아그라’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 때문에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 승인이 거절됐지만, 마침내 올해 8월 18일 시판 승인을 획득했다.

미국에서만 200여만 명이 성 기능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어 이를 외면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는 여성단체의 요구로 통과되었다는 후문도 있다. 애디의 효과에 대한 논란은 아직 계속되고 있지만, 애디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 이런 약물을 복용해서라도 성 기능 장애를 개선하고 싶은 여성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약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쪽은 여성의 몸과 마음은 남성보다 섬세하므로 성 기능장애가 한 가지 요인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 성 기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원인은 복합적, 대표적인 원인은 여성호르몬 감소

고민하는 여성과 등돌린 남편고민하는 여성과 등돌린 남편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이다. 여성이 폐경이 되어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이 감소하게 되면 상열감, 발한, 홍조, 두통, 감정의 급격한 변화 등과 같은 갱년기증상과 함께 질 건조감이나 성욕감퇴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 외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는 코르티솔이나 대사에 관여하는 갑상샘호르몬과도 관련이 있다.

이런 호르몬 이외에도 성욕을 일으키는 데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뇌 신경전달물질도 관련이 있다. 애디는 바로 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주어 성 기능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약물이다.

다양한 신체 증상이나 질환으로 성욕이 감퇴할 수도 있고, 만성 피로나 스트레스가 오래되면 당연히 성욕에 영향을 미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은 우울증도 한몫을 하고, 우리나라에서처럼 여성의 성욕에 대해 금기시하는 문화나 남성의 성욕만을 우선시하는 남성 쪽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경험이 있다면 더욱 문제가 된다.

배우자,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

여성 성 기능 장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남편이나 파트너가 여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어떤 치료도 진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로 노력을 시작한 상태에서도 개선이 더디다면 고부간의 갈등이나 육아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운동부족 등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강도가 높지 않은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여 몸을 움직이고, 햇빛을 기회가 될 때마다 쬐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졌다.

필자는 단순히 약물로 성 기능장애를 모두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애초에 출발부터 잘 못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길 수 있으므로 성 기능장애를 가지고 있는 여성 각자가 보이는 증상을 종합하여 전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순환을 도와 스트레스나 피로로 인한 활성산소를 없애고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도 필수적이다.

<글 = 아미율한의원 이훈 원장 (한의사,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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