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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스노우보드 시즌, 부상 없이 즐기려면?

입력 2015.11.30 13:57
  • 류익희·비앤빛강남밝은세상안과의원 전문의

지난주 첫 눈이 내리며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강원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지난 주말부터 전국 주요 스키장이 본격 개장했다. 겨울 스포츠를 기다려온 스포츠 마니아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스키장으로 몰리고 있다. 스키, 보드 등의 대표적인 겨울 스포츠는 눈 속을 헤치며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어 언제나 인기만점. 하지만 그만큼 크고 작은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야외 스포츠를 즐기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신체가 경직될 뿐만 아니라 미끄럽고 가파른 슬로프를 내려오다 보니 넘어지거나 충돌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한 눈에 반사된 자외선은 안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겨울 스포츠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스키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와 그에 대한 예방법을 알아본다.

스노우보드를 신고 눈밭에 누운 남녀스노우보드를 신고 눈밭에 누운 남녀

◆ 흰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설맹증 유발할 수 있어

스키장에서 스키나 보드를 즐길 때 답답하다는 이유로 고글을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겨울은 여름에 비해 자외선과 햇빛의 세기가 강하지 않아 눈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눈을 보호하기 보다는 패션을 위해 기능을 따지지 않고 디자인과 브랜드만으로 고글을 고르기도 한다.

하지만 눈밭이 펼쳐진 겨울의 스키장은 여름보다 햇빛에 대한 위험이 높아 고글 착용은 중요하다. 여름 모래사장의 햇빛 반사율은 5~20%지만, 겨울철 눈의 반사율은 85~90%로 여름의 4배에 달하는 것. 게다가 스키, 보드는 야외에서 즐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직접 받는 태양광선까지 더해져 시신경에 쏟아지는 자외선의 양은 대폭 증가한다.

이렇게 스키장에서 평소보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안구 각막이 손상되는 ‘설맹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설맹증은 눈(雪)에 반사된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으로 인해 각막세포가 손상돼 세균이 침투하거나 염증으로 이어지는 안구질환이다.

설맹증이 발생하면 눈이 시리고 눈물이 흘러 눈을 뜨기 힘들어지는데, 일시적으로 시력 감퇴가 발생하며 두통과 안통을 동반한다. 그리고 각막의 세균 감염과 염증이 심해질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설맹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고글을 착용해 눈으로부터 반사되는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 스키와 보드, 넘어질 때 손목 부상 위험 높아 주의

스키 및 보드는 빠르게 눈밭을 내려오며, 점프와 회전을 즐기는 역동적인 스포츠다. 그만큼 크고 작은 부상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다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두발이 고정된 상태로 슬로프를 내려오므로 손목 부상 위험이 매우 높다.

두 발이 자유롭지 못해 넘어질 때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되는데, 몸 전체의 충격이 손목에 과도하게 몰려 손목 인대가 늘어나거나 골절이 발생할 수 있는 것. 게다가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근육이나 인대가 경직되기 쉬워 더욱 쉽게 다칠 수 있다.

따라서 겨울에 야외 스포츠를 즐길 때에는 평소보다 긴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염좌가 발생했다면 조기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데, 염좌는 한 번 발생하면 재발이 쉽고 만성 염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냉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히고, 그 후에 온찜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간혹 다른 사람과의 충돌로 손목뿐만 아니라 어깨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만큼 큰 충격을 받아 어깨 탈구까지 발생할 수 있다.

어깨 탈구는 어깨와 팔꿈치 사이의 위팔뼈가 어깨뼈에서 빠져 나오는 증상으로 매우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탈구 역시 염좌와 마찬가지로 습관성 탈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부상을 당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지속적인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충돌로 이가 부서지는 치아 외상 발생하기 쉬워

흔히들 스키장에서 손목 및 발목 부상을 염려하는 사람은 많지만, 치아 부상을 신경 쓰는 사람은 찾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스키장에서 강한 충돌로 인해 치아가 부러지거나 부서지는 치아 외상은 의외로 빈번하게 일어난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다가 옆 사람의 팔꿈치, 머리 등 딱딱한 부분에 부딪히면서 이에 손상이 가는 경우가 많은 것. 충돌 사고로 인해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졌을 때는 치아 조각을 보관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

치근막이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치과에 내원하면 치아를 살릴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식염수나 차가운 우유 등에 담아 치근막을 보호해주는 것이 좋은데, 이물질이 묻었다고 해서 함부로 털면 치아와 뼈를 연결해주는 치근막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약 식염수나 우유가 없다면 손상된 치아를 입 안에 넣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치아를 원위치에 심기 위해서는 1시간 내에 치과를 내원해 다시 심의면 거의 대부분 치아를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아 손상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마우스 가드를 착용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글 =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류익희 원장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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